문화

[대중문화 에세이] ‘어벤져스’ 출연진 방한 의미

한국 시장, 글로벌 기업에겐 ‘테스트 베드’ 시장

▲최근 방한한 ‘어벤저스’ 출연진. 사진 왼쪽부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조스 웨던 감독, 수현, 크리스 에반스, 마크 러팔로.

올해 첫 헐리웃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개봉이 임박한 가운데, 조스 웨던 감독과 출연진들이 지난 4월16일(목) 한국을 찾았다. 이들은 다음 날인 17일(금) 기자회견과 레드 카펫 행사를 갖고 한국 팬과 만남을 가졌다. 이번에 내한한 배우들은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 ‘헐크’ 마크 러팔로 등이다. 
마크 러팔로를 제외하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에반스의 모습은 낯설지 않다. 특히 크리스 에반스는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설국열차>에 출연한 바 있는데다, 지난 해 3월 <어벤져스> 촬영차 내한한 바 있어 한국 팬에겐 더욱 친숙하다. 더구나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지난 해 3월30일(일)부터 4월14일(월)까지 총 16일간 서울에서 로케이션이 이뤄져 한국 팬으로서는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하다.   
사실 한창 ‘잘나가는’ 헐리웃 배우라면 한 번쯤은 한국을 다녀간다. 2008년을 기점으로 한국을 다녀간 헐리웃 스타들의 면면을 살펴보자. 톰 크루즈, 브래드 피트, 안젤리나 졸리, 맷 데이먼, 휴 잭맨, 리엄 니슨, 샤이아 라보프, 매건 폭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리즈 위더스푼, 키에누 리브스, 러셀 크로 등등 최고 인기배우들이 한 차례, 혹은 그 이상 한국을 다녀갔다. 이번에 방한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도 세 번째 한국 방문이고, 크리스 에반스도 지난해와 올해 연거푸 한국을 찾았다. 
헐리웃 톱스타들이 한국을 다녀가는 이유는 몇 가지다. 먼저 팬들의 열렬한 환호다. 한국을 찾는 배우들은 팬들의 열렬하면서도 따스한 환대에 놀란다. 그래서 한국을 떠날 때면 꼭 다시 찾겠노라 약속한다. 이번에 방한한 크리스 에반스도 한국 팬의 환호에 대해 “한국을 찾을 때면 비틀즈가 된 기분”이라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이 좋아 자주 찾는 배우라면 단연 톰 크루즈다. 그는 1994년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홍보 차 한국을 찾은 이후 지금까지 모두 여섯 차례 한국을 다녀갔다. 그는 방한 때마다 적극적으로 팬에게 다가가 한국 팬으로부터 ‘친절한 톰 아저씨’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휴 잭맨은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2009년 <엑스맨 탄생: 울버린> 홍보차 방한했을 땐 서울시 홍보대사로도 위촉되기도 했다. 
한국시장에서 성공하면 세계시장에서도 통한다 
그러나 헐리웃 톱스타들이 한국을 자주 찾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한국시장이 ‘돈벌이’가 잘 되어서다. 마이클 베이 감독의 2007년작 <트랜스포머>의 경우 한국 시장 흥행성적은 미국 바로 다음이었다. 또 <아이언맨> 시리즈는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영국 다음으로 많은 수익을 벌어들였다. 이에 유니버설, 월트 디즈니, 20세기 폭스, 소니 픽쳐스 등 헐리웃 메이저 스튜디오들은 한국시장 공략에 남다른 공을 들인다. 특히 헐리웃 스튜디오들 사이엔 “한국시장에서 성공하면 세계시장에서도 통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방한 기자회견을 통해 “<아이언맨> 시리즈가 국제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영화임을 배웠던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한 발언도 비슷한 맥락이다. 
한국시장은 이렇게 ‘테스트 베드’로서 헐리웃 메이저 스튜디오의 주목을 끄는 시장이다. 그런데 한국시장에 대한 관심이 비단 영화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폴크스바겐, BMW, 니산,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물론 음반, 테블릿 등 IT기기, DSLR 카메라 메이커 등이 한국시장에 눈독을 들인다.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시장의 적응력과 잠재력에 주목한다는 건, 한국인으로서는 분명 자부심을 가질만한 일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한국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은 실망을 넘어 절망스러운 수준이다. 특히 정부가 국민들의 신뢰를 점점 잃어가는 것 같아 더욱 우려스럽다. 이런 우려가 비단 우리 안에서만 그치는 것 같지는 않다. 명예박사학위 수여식 참석 차 방한한 울라프 트베이트 총무는 지난 8일(수)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가 사고 수습을 해 나가면서 국민들의 신뢰를 얻어야 하는데 오히려 신뢰를 상실하는 모습이 안타깝다”는 심경을 드러낸 바 있다.
대한민국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따라서 정부의 대외 신뢰도는 중요한 변수다. 세월호 참사 1주기가 지나면서 이 문제로 인해 경제가 발목 잡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일고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변수는 정부의 신뢰도다.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 <어벤져스> 출연진들의 방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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