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신학대학교(박종천 총장)가 이규학 이사장의 인사행정비리, 여성 비하 발언, 학생들에 대한 불법사찰 의혹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 학교 이은재 총여학생회회장이 5월4일(월) 웨슬리 채플 종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이은재 회장은 “우리는 이제껏 이사회의 정치에 학생 주권을 빼앗겨왔다. 이사회가 교직원 임용, 정관 개정, 학제 개편 권한을 독점했고 이제는 학생사찰까지 일삼았기에 우리는 한 줄기 자유마저 박탈당했다. 하지만 우리는 한 분 하나님의 종이요, 유한한 인간의 종이 될 수는 없다”라면서 “간절함으로 이곳 웨슬리 채플 종탑에 올랐다. 총장은 집무실을 버려둔 채 어딘가로 숨어버렸고 이사장은 드러난 비리에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우리 학교가 학생의 주체적인 행동으로 회복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믿기에 이곳에 올랐다”는 심경을 밝혔다.
이재은 회장이 고공농성에 들어간 데에는 학내분규가 동기로 작용했다. 감신대 이사회는 지난 4월20일(월)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 구성을 제안했다. 그러나 교수, 학생, 동문으로 구성된 ‘감리교신학대학교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이 제안을 거부했다. 공대위 측은 “이사회 제안에 따르면 특조위에 이사회 측 이해당사자가 포함돼 특조위 활동이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 교육부 감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요구에 대해 이사회는 미온적인 태도를 취했고, 이에 이은재 회장이 고공 농성에 돌입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박종천 총장은 채플 기도실에서 금식기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총장의 행보에 대해 학생회 측은 “박 총장은 수차례 이중적인 태도를 취해 신뢰할 수 없다”고 했다.
감신대 학생회는 지난 달 6일부터 법인사무처 점거 농성 중이다. 학생회에 따르면 학교 측이 법인사무처 퇴거 명령을 내려 자칫 물리적인 충돌이 벌어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