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으로 불린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사건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확정한 가운데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기장, 총회장 황용대 목사)는 5월15일(금) 논평을 냈다. 대법원은 14일(목) 강 씨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 바 있다.
기장은 논평에서 “이번 판결이 지난 24년 동안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살아야 했던 강 씨에게 작은 위로의 빛이 되길 간절히 기도한다”며 피해자인 강 씨를 위로했다. 또 이번 판결에 대해 “24년 전, 부패한 권력의 시녀노릇까지 자처하며 ‘정의와 양심의 최후 보루’라는 존재 이유를 스스로 포기한 사법부와 권력의 나팔수가 되어 마녀사냥을 자행한 언론은 역사의 재판정에서 ‘죽임’을 선고받았다. 반면, 정의와 양심, 진실은 부활했다”고 평가했다.
기장은 해당 사건을 맡은 수사책임자들이 승승장구했음을 지적하면서 “정부의 진심어린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공안조작에 가담했던 모든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정부에 날을 세웠다.
사건의 최대 피해자인 강 씨는 현재 간암 투병 중이다.
아래는 기장이 발표한 논평 전문이다.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사건 대법원 판결에 대한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논평>
“감추인 것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 없고 숨은 것이 알려지지 않을 것이 없느니라”
(마태복음 10장 26절)
2015년 5월 14일,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동료의 유서를 대신 써주고 죽음을 방조한 혐의에 대한 강기훈 씨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1991년에서 2015년까지, 강 씨가 기소된 지 24년 만에 내려진 판결이다.
우리 총회는 강 씨에 대한 대법원의 재심 판결을 환영하며, 이번 판결이 지난 24년 동안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살아야 했던 강 씨에게 작은 위로의 빛이 되길 간절히 기도한다. 더불어 오늘의 ‘무죄’판결이 있기까지 강 씨의 곁을 지키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함께 싸운 모두의 노력에 깊은 존경과 박수를 보낸다.
오늘 판결로 24년 전, 부패한 권력의 시녀노릇까지 자처하며 ‘정의와 양심의 최후 보루’라는 존재 이유를 스스로 포기한 사법부와 권력의 나팔수가 되어 마녀사냥을 자행한 언론은 역사의 재판정에서 ‘죽임’을 선고받았다. 반면, 정의와 양심, 진실은 부활했다.
하지만 우리 앞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유서대필 조작사건’의 책임자들은 단 한마디의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오히려 당시 법무부 장관으로 ‘유서대필 조작사건’을 사실상 진두지휘했던 김기춘 씨와 당시 수사검사였던 곽상도 씨는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과 청와대 민정수석을 맡으며 권력의 핵심 요직을 차지했다. ‘동료의 유서를 대신 쓴 자살 방조자’라며 강 씨의 인권을 말살하는 데 앞장섰던 언론 또한 그때와 비교해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때문에 정부의 진심어린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공안조작에 가담했던 모든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국민의 인권과 삶 전체를 짓밟은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최소한의 양심이요, 다시는 우리 사회가 강 씨와 같은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는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
2015년 5월 15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황 용 대
교회와사회위원장 김 경 호
총회 총무 배 태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