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현실은 어렵지만…위기를 기회로 삼는 금정공업

개신교,천주교,불교인 참석한 이색예배

▲ 개신교, 천주교, 불교 등 종교와 종파를 넘어 드리는 이색예배에서 부천제일교회 윤대영 목사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베리타스

“아무리 현실이 어렵고, 힘들더라도 꿈이 있으면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꿈을 가지십시오”

2일 오전 경기도 인천의 어느 공단 창고에 30여 명의 임직원들이 빼곡히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조례가 시작되자 이들은 일제히 일어나 국민의례를 하고는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밤이고 낮이고 일해 우리나라를 경제 강국으로 이끈 경제인들의 희생에 조용히 고개 숙여 묵념했다.

시장 규모 500억원에 이르는 ‘수중 모터 펌프’ 분야에서 당당히 랭키 1위를 달리고 있는 (주)금정공업의 하루는 직원들에게 사기를 불어놓고, 독려하는 아침 조례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날은 마침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아침 예배가 열려 조례에 앞서 예배에 참석한 임직원들은 부천제일교회에서 온 윤대영 목사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였다. 메시지 내용은 간단했다. 신념을 갖고 일하되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 아침 조례를 주재하고 있는 양태열 대표이사. 그는 직원들에게 꿈을 가지라고 독려했다 ⓒ베리타스

직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목사의 메시지를 주의 깊게 경청했고, 이어 회사의 총수인 양태열 대표의 주재로 간단한 아침 조례가 열렸다. 양태열 대표는 “현실이 어렵고 힘들더라도 각자 꿈을 포기하지 말라”면서 “꿈이 있는 사람은 결국엔 그 꿈을 이룰 수 있다”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아침 조례가 끝나자 임직원들은 힘찬 하루의 시작을 다짐하며 각자 일터로 일사불란하게 이동했다. 역시 일터로 향하는 양태열 대표를 공단의 한 회의실에서 만났다.

카톨릭 신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양 대표는 매달 한번씩 열리는 아침예배에 개신교 목사가 메시지를 전하게 된 사연을 간단히 설명해 주었다. 벌써 10여 년이 훌쩍 넘은 윤대영 목사와의 인연은 이 회사에서 일하는 교회 집사들의 전적인 추천에 의해서였다.

이 아침 예배는 개신교든 불교든 천주교든 참석하길 희망하는 이들은 누구나 참석할 수 있으며 목사 역시 다양한 종교인들이 드리는 예배인 만큼 사내 임직원들이 겪는 현장적이고, 실제적인 어려움에 용기와 희망을 주는 메시지를 전해 직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임직원들의 종교가 다양할 수 있는데 이를 다 끌어 안고 가는 경영자로선 포용의 정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우리 사내에선 불교라고 혹은 천주교, 개신교라고 불이익을 주는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주님과 함께 하는 기업’이란 표어를 내세우진 않지만 오히려 자연스럽게 선교 효과를 거두기도 한다. 매달 한 번씩 열리는 예배에서 다양한 종교인들을 배려한 목회자의 메시지에 은혜를 받아 교회를 출석하는 직원들도 종종 생겨 난다는 것이다.

또 ‘기독교 기업’이란 편리한 간판을 내걸지 않았음에도 이 기업의 곳곳에는 기독교 정신이 묻어 있음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일단 사원들의 능력 개발에 비상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경영자의 모습에서다.

이 기업에 종사하는 이들은 회사에서 제시한 교육 커리큘럼(1년을 기준으로 80시간)을 제 때 이수하지 못하면 승진할 때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이는 바꿔 말하면 직원들이 자기 개발을 이룰 수 있도록 교육 여건을 확실히 제공해 직원들의 자기 개발을 독려한다는 말이다. 인간의 존엄성을 바탕으로 한 사람을 중시하고, 사람을 위하는 기업. ‘기독교’란 간판만 안 달았을 뿐 영락없는 기독교 정신에 기초한 기업이다.

▲ (주)금정공업 양태열 대표 ⓒ베리타스

양 대표는 또 사내 직원들 간의 의사소통과 협력의 중요성을 매사 강조한다. “사내 직원들 간의 원활한 관계가 혈관 속에 피가 흐르는 것 처럼 중요하다”는 대표의 말엔 ‘이웃을 사랑하라’는 성경의 메시가 묻어있다. 이 때문인지 근 20년째 ‘전 사원 한마음 연수’를 갖고, 직원들간 친교의 시간도 계속적으로 마련해 오기도 했다.

작지만, 알찬 기업인 (주)금정공업은 국내 직원 50여 명이 종사하는 중소기업이지만 60∼70%를 해외 수출해 의존하며 해외 각지에 지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기도 하다.

얼마 전엔 펌프 관련 부문 세계 2위인 글로벌 기업 ‘A Grundfos Company’와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 방식을 체결, (주)금정공업에서 제조한 수중 모터 펌프가 ‘A Grundfos Company’의 브랜드로 전 세계 각지에서 판매되고 있다.

1982년 창립이래 국내 수중 모터 펌프 업계의 기술과 품질을 선도해 온 (주)금정기업은 ‘KJI’란 금정정신을 기반으로 새로운 천년을 이끌 수중기술을 개발해 세계 시장을 석권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K’는 Knowledge(지식)의 약자로 지식을 으뜸으로 여기는 정신을 말하고, ‘J’는 Just in time. 적시성으로 모든 일을 적기에 처리하고자 노력하는 정신을 의미하며 ‘I’는 Inovation(혁신)으로 항상 새롭게 변화 하고자 도전하는 정신으로 금정인들의 뜻을 담았다.

인천 지역(부지 1,000평, 건평 600평)에서 광주 지역(부지 3,000평, 건평 1,000평)으로 공단을 확장 이전할 계획을 갖고 있는 금정공업은 올해 총 수익 목표를 220억원으로 잡고 있다. 경기가 좋을 때면 불황이고, 경기가 나쁠 때면 호황이라고 전하는 대표와 사원들은 미국발 경제 위기를 기회로 여기고, ‘정직하고 성실한 인재와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인류사회에 공헌한다’는 경영이념을 달성하기 위해 오늘도 변함 없이 작업 현장에 몸을 던지고 있었다.

 
* 양태열 대표이사(55)


- 학력사항

광주 수창초등학교 졸업
광주 서중학교 졸업
광주 제일고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조선공학과(공학사)
서강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석사

- 경력사항

前 엔지니어링(現 대우엔지니어링)
금정공업(주) 기획실장
삼신리빙(주) 대표이사
일신건설(주) 상무이사
현재 금정공업(주) 대표이사 재직중

- 수상

국무총리 표창(무역의 날)
대통령 표창(우수자본재 국산화 유공자표창)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장 표창
석탑산업훈장(발명의 날)
노동부장관 표창(직업능력개발 우수유공자 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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