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28일(일) 서울광장에서 퀴어 문화축제 퍼레이드가 예정된 가운데 보수 기독교계와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 선동에 반대하는 범종교인들이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교회동성애대책위원회(본부장 소강석 목사)는 지난 20일(토) 주요 교단장 회의를 갖고 오는 28일(일) 오후 서울 대한문 앞에서 연합예배 형식으로 교단연합 국민대회를 열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교단장들은 “한국교회는 6월28일 주일을 동성애조장 반대주일로 선포하고 동성애조장 반대에 대한 설교와 함께 오후 3시에 시청 앞 대한문광장에서 연합예배를 드리겠다”고 결의하는 한편, 소속 교회를 향해 “퀴어축제 조직위에서 행사를 취소하거나 서울시에서 직권으로 광장사용을 취소하지 않을 시 메르스가 창궐한다 할지라도 순교하는 마음으로 연합예배를 개최할 것을 선포하오니 동참해 주시기를 호소한다”고 선포했다.
교단장들은 특히 이번 국민대회에 5만 명 동원을 목표로 성도들의 참여를 독려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18일(목) 예장합동 백남선 총회장은 “서울·경기지역 교회들이 참여해 교회와 나라의 운명을 생각해 비통한 마음으로 기도해 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는 내용이 담긴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맞서 114개 범종교계 시민사회단체 및 개인 1,197명은 23일(화)자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퀴어문화축제는 참여자들이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긍정하고 드러내며 자긍심을 드높이는 행사다. 다름을 인정하며 다양성이 공존하는 사회를 지향하자는 취지로 열리는 축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광장과 거리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한다. 모든 시민은 동등하게 법적인 보호를 받아야 한다. 그 가운데 종교적, 사회적, 문화적 신념에 의해 다른 이들을 혐오하고 차별하는 어떤 발언과 행위도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이런 혐오와 차별이 표현의 자유라고 호도되어서도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이어 “우리는 이 땅에서 우리와 동등하고도 각자의 독특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성소수자에 대한 어떤 혐오와 차별 선동에 반대한다. 나아가 우리가 추구하는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평화와 연대의 정신’을 행동으로 이어갈 것이다”라면서 퀴어 퍼레이드에서 ‘평화의 인간 띠 잇기’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선언했다.
보수 기독교계와 성소수자의 권리를 옹호하는 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퀴어 퍼레이드에서 불상사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