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대중문화 에세이] 톰 크루즈의 일곱 번째 한국 나들이

<탑건>·<칵테일>에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까지

▲7월30일(목) 일곱 번째 한국을 찾은 톰 크루즈가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아트리움에서 열린 레드카펫 행사에서 팬들과 만나고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벌써 일곱 번째 한국 나들이다. 1994년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를 시작으로 <바닐라 스카이>, <작전명 발키리>,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 <잭 리처> 등 새 작품을 발표할 때 마다 한국을 찾았다.

그의 팬서비스는 팬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작전명 발키리> 홍보 차 내한했던 2009년 1월, 그는 도착하자마자 칵테일파티, 핸드 프린팅 및 공식 기자회견, 레드카펫 행사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이런 와중임에도 그는 그의 얼굴을 보기 위해 몰려든 취재진들과 팬들에게 시종 일관 미소를 잃지 않으며 톱스타로서 여유로운 모습을 과시했다. 특히 한국 입국 당일, 공항에 몰려든 팬들에게 거리낌 없이 다가가 휴대폰 인증샷을 찍었다. 그는 덕분에 ‘친절한 톰 아저씨’라는 별명을 얻었다. 
4년 뒤인 2013년, 그는 <잭 리처> 홍보 차 다시 한국을 찾았다. 이때는 서울에만 머물지 않았다. 그는 함께 내한한 배우 로자문드 파이크,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과 부산을 찾았다. 그는 부산의 바다풍경에 매료됐는지 출국 일정까지 늦췄다. 머물던 호텔에선 예정도 없이 클럽을 방문해 팬들과의 만남을 갖기도 했다. 
그의 방한 일정이 그저 팬 서비스에 그친 건 아니었다. 그는 방한 회견 도중 논쟁적인 발언을 쏟아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2009년 방한 기자회견이었다. 당시 <작전명 발키리> 홍보 차 방한했던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히틀러를 향해 거침없이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기자회견 석상에서 “히틀러를 증오해 왔으며 그를 죽이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늘 제2차 세계대전과 같은 불행한 역사를 왜 막을 수 없었을까 하고 고민해 왔다. 영화를 시작하기 전 슈타펜버그 대령이라는 인물을 알지 못했지만 슈타펜버그의 사람은 개인적으로도 크나큰 감명으로 다가왔다. ‘나는 이럴 용기가 있는가?’라고 스스로 묻게 됐다”는 심경을 밝혔다. 현장에 모여들었던 기자들은 놀라움을 표시했고 외신들은 그의 발언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혼신의 힘을 다하는 연기자
▲7월30일(목) 일곱 번째 한국을 찾은 톰 크루즈가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아트리움에서 열린 레드카펫 행사에서 취재진들에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톰 크루즈는 1981년 작 <끝없는 사랑>으로 데뷔했다. 사실 이 영화는 작품성보다 여배우 브룩 쉴즈, 그리고 라이오넬 리치와 다이아나 로스가 부른 주제곡이 더 큰 관심을 끈 영화였다. 이 작품에서 톰 크루즈는 별 볼일 없는 단역으로 얼굴을 비쳤다. 그러다가 미 해군 전투기 조종사들의 우정과 도전을 그린 고 토니 스콧 감독의 1986년 작 <탑건>에 출연하면서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었다. 이어 여세를 몰아 <레인 맨>, <칵테일>, <데이즈 오브 선더> 등의 작품에 잇달아 출연하며 청춘스타의 입지를 다져나갔다. 
그러나 그는 청춘스타에 안주하지 않았다. 올리버 스톤 감독의 1989년 작 <7월 4일생>은 아이돌에서 성인 연기자로 도약하는 발판이 됐다. 그는 이 영화에서 해병대원으로 월남전에 참전했다 부상으로 하반신 마비가 되어 돌아온 론 코빅 역을 맡아 혼신의 연기를 펼쳤다. 그는 이 연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로까지 올랐다. 비록 오스카 트로피는 <나의 왼발>의 대니얼 데이 루이스에게 돌아갔지만 말이다. 또 롭 라이너 감독의 <어 퓨 굿맨>에서는 군 법무관 스탠리 캐피 중위로 분해 대배우 잭 니콜슨과 불꽃 튀는 연기대결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대부분의 출연작에서 선하고 정의로운 액션 히어로 역할을 맡아 왔다. 그러나 마이클 만 감독의 <콜래트럴>에서는 잔혹한 킬러 빈센트로 분해 기존의 이미지를 과감하게 내던진다. 또 스탠리 큐브릭의 유작 <아이즈 와이드 셧>, 폴 토마스 앤더슨의 <매그놀리아> 등의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영역을 넓혀 나가기도 했다. 
그는 특히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것 같다. 원래 TV시리즈였던 <미션 임파서블>은 1996년 브라이언 드 팔마에 의해 처음 영화화됐고, 톰 크루즈는 타이틀 롤 이단 헌트 역을 맡으며 액션 연기의 일가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가장 인상적인 건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다. 1편에선 프랑스 고속열차 TGV 위에서 배신자 짐 펠프스를 쫓는 추격신을 선보였고, 2편 오프닝에서는 610m 높이 암벽을 등반하는 장면을 스턴트 없이 연기했다. 3편에서는 ‘토끼발’을 찾기 위해 로프 하나에 의지해 상하이 헹샨루 빌딩을 향해 점프하는가 하면 4편 <고스트 프로토콜>에서는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 호텔 외벽을 오르는 모험을 감행한다. 신작 <로그 네이션>의 오프닝도 아찔하기 그지없다. 그는 무슨 이유에서 몸을 던져 위험천만한 연기를 했을까? 그의 답변은 너무 간단했다. 
“스토리와 캐릭터, 그리고 관객을 위해 좋은 것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위험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건 특권이다. 언제나 여러분들을 놀라게 할 만한 멋진 장면이 준비돼 있다.”
그는 언제나 그래왔듯, 이번 방한에서도 역대급 팬서비스를 선사했다. 레드카펫 당시 그는 자신을 보기 위해 몰려든 팬들을 한 명도 외면하지 않았다. 행사장 입구에서 무대에 이르는 거리는 불과 20여 미터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 거리를 통과하는데 거의 두 시간 반의 시간이 걸렸다. 그는 이 시간을 오로지 팬들과의 만남을 위해 사용했다. 사인을 요청하는 팬에겐 사인을 해줬고, 인증샷을 원하는 팬에겐 함께 사진을 찍었다. 취재진들의 질문에도 친절하게 응했고, 사인 요청도 흔쾌히 받아줬다. 
그는 출연하는 영화마다 혼신의 힘을 다한 연기로 평론가들과 팬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아 왔다. 그런 톱스타가 한국에 남다른 애정을 과시하니 한국 팬으로서는 그가 고맙고 팬 스스로 자랑스러울 따름이다. 
그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 대해 “단순한 첩보 스릴러물이 아닌, 세계 각국의 문화를 보여주는 영화”라고 했다. 최근 한국 서울은 <본 레거시>, <어벤져스2 : 에이지 오브 울트론> 등에 등장한 바, 머지않은 장래에 그가 서울에서 액션연기를 펼치는 장면을 볼 수 있으리라고 본다. 
“한국에 오길 잘한 것 같아요. 한국 팬들의 환대,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입니다”
- 톰 크루즈, 2009년 <작전명 발키리> 홍보 차 방한 당시 
“영화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이 있기에 한국을 좋아합니다. 어렸을 때도 늘 오고 싶었던 나라였고, 이렇게 올 때마다 정말 기쁩니다.”
- 톰 크루즈, 2015년 <미션 임파서블 : 로그 네이션> 홍보 차 방한 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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