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예장합동, 총회장 백남선 목사)의 헌법 개정안이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현재 예장합동 총회 헌법개정위원회는 지난 7월30일(목) 헌법개정안 권역별 공청회를 시작했다. 여기서 논란이 되는 대목은 제7장 십일조와 4장 목사 자격이다.
헌법 개정안은 십일조에 대해 “십일조는 당연한 의무”(제7장 3), “모든 입교인은 성경에 가르친 대로 소득의 십일조를 반드시 드려야 하며 이 십일조는 본 교회에 드려야 한다”(제7장 4)라고 규정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8조에선 “십일조와 각종 헌금을 해야 한다”고 한데 이어 “헌금납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당회 결의로 공동의회 결의권과 투표권을 제한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더구나 헌금 관련 규정을 현행 예배모범 18장에서 7장으로 앞당겨 놓아 지나치게 헌금을 강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키워드로 읽는 예언서』 저자인 성기문 목사는 “교단 헌법에 헌금 의무화를 명시한 건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라면서 “이 문제는 명문화에 앞서 보다 깊은 신앙적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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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0일 예장합동 총회 헌법 개정위원회 주최로 총회 회관에서 공청회가 열리던 모습. ⓒ사진= 공동취재단 |
한편 목사 자격과 관련해서는 기존 ‘만 30세 이상’에서 ‘만 30세 기혼 남성’으로 제한을 보다 강화했다. 개정안대로라면 향후 30세 이하 미혼 남성, 그리고 여성은 아예 목사안수를 받을 수 없게 된다. 이에 대해 총신대학교 강호숙 박사는 “‘여성(목사)안수 반대’는 ‘동성애 반대’와 함께 예장합동 교단의 정체성”이라며 “예장합동 교단의 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래는 강 박사가 본지에 보내온 입장문 전문이다.
예장합동의 정체성은 ‘여성안수 반대’와 ‘동성애 반대’ 두 가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아마 이 두 가지 계율은 예장합동 교단이 무너지기 전까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문제는 이 계율을 지키려다보니 성추행, 성차별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비윤리, 비인격적인 극단으로 치우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남성 목회자들의 권력다툼, 교회재정 유용·횡령, 세습, 표절, 성추행 등을 ‘가재는 게편’이라는 식으로 눈감아주고 있는 게 교단 현실입니다.
남성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남성편취의 복음은 ‘강자의 복음’이 되어 여성들을 수단화, 사물화하게 됩니다. 이는 하나님의 형상을 입은 여성들을 함부로 다루는 엄청난 죄악입니다. 또 여성을 사물화하면서 남성 자신들도 점점 비인격화되고 있음을 망각하는 처사이기도 합니다. 남성과 여성은 ‘서로 마주보는 존재’로 새워질 때, 인간됨을 이루는 법인데 이런 원리를 잃어버린 듯 보입니다.
‘여성안수반대’는 결국 “여성은 남성에게 종속되어야 한다”는 명제를 드러내는 예장합동 교단의 정체성인데, 이를 성경적(?)이라고 강변하는 교단 측 태도는 가부장제 이데올로기라고 봅니다.
부디 예장합동 교단에서 주님의 복음을 남녀모두에게 똑같이 분배하는 ‘복음적 정의’가 하루속히 이뤄질 날을 고대해 봅니다. 이런 일이야말로 남녀친교 공동체인 교회가 종말론적인 하나님 나라를 선취하는 길일 것입니다. 그리고 남성과 여성은 전인적 측면과 하나님의 뜻을 위해 세움 받은 동반자이자 이웃임을 인정할 때, 다양함과 풍성함, 연합과 사랑, 평화가 이뤄지리라고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