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예장통합) 연금재단이 불법 대부업자에게 1,660억 원의 기금을 맡겨 카지노업체와 부도 직전 건설사 등을 상대로 고금리 대부업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일대 파문이 일고 있다.
<동아일보>는 지난 7월30일(목) “연금재단은 불법 대부중개업자 박 모 씨를 통해 2012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14차례에 걸쳐 9개 업체에 1660여억 원을 대출해줬다”고 경찰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어 “재단 측은 대부분 신용도가 낮아 제1, 2금융권에서 대출이 힘든 카지노 업체와 건설사 등에게 연이율 30%에 달하는 고금리를 받는 조건으로 돈을 빌려줬다”고 전했다.
▲지난 11월24일(월) 서울 강서구 화곡동 강남교회에서 열린 NCCK 제63회 총회에서 예장통합 정영택 총회장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베리타스 DB |
연금재단 자산규모는 2015년 6월 말 현재 3626억 원에 이른다. 예장통합 교단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고수익률이란 성과에 눈먼 나머지 고리대부업자의 표적이 됐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연금재단은 지난 8월4일(화) 재단 홈페이지에 담화문을 발표하고 <동아일보> 보도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연금재단은 담화를 통해 “총회연금재단이 3300억원 교회 연금으로 브로커를 통해 카지노 업체와 부도 직전 건설사를 상대로 연이율 30% 대부업을 해 왔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불법 대부업자 박 모씨와도 아무 관련 없다”고 주장했다. 또 “카지노 업체를 상대로 고리 대부업을 했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에 대하여 연금 재단은 그 동안 수없이 많이 설명을 통해 이를 밝혀 왔다. 지난 2012년 12월에 공장 건물을 담보로 도어락 제조업체에 금리 10%로 대출 실행, 그 이후 이 업체가 카지노 사업을 신규로 진출하였다고 하여, 연금재단은 윤리 투자 지침에 따라 2013년 5월에 조기 회수 하여, 이미 보고한 바 있다. 이는 기독교 연금 단체로 윤리 기준을 준수하는 투자 운용을 실행한 것”이라며 결백을 호소했다.
그러나 연금재단이 2013년 은퇴목회자 기금 130억을 카지노에 투자한 의혹을 산 전력이 있어 연금재단의 호소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무엇보다 목회자의 은퇴 후 생활을 위해 조성한 기금을 고리대금에 투자한 데 대한 도덕적 비난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