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신간] 광복 70주년, 한국교회 갱신 원년

『새 하늘과 새 땅』, 『한국교회여 일어나라』(새물결플러스 刊)

기독교 출판계에 눈길을 끄는 신간 두 권을 소개한다.

▲『새 하늘과 새 땅』 겉 표지.
1. 리처드 미들턴 지음, 『새 하늘과 새 땅』 
“성경 이야기의 줄거리는 창조-타락-구속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원래 의도에서부터 그분의 의도가 실현되는 것을 막는 근본적 문제를 거쳐, 그 문제를 고치거나 해결하는 과정으로 전개되는 하나의 운동을 암시한다. 많은 그리스도인은 이런 기본적 틀에 말로는 동의를 표할지 모르지만, 그 틀이 실제로 성경을 읽는 데 있어 언제나 지침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 틀은 성경의 수많은 내용 속에서 상실되거나 압도될 뿐만 아니라, (우리가 “구속” 또는 “구원”이라고 부르는) 회복의 움직임이 성경 독자인 우리 관심의 초점이 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이런 구속적 움직임은 분명 성경 지면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 결과 많은 독자는 성경 줄거리의 전반적 구조를 간과하기 쉽다. 그러나 처음 상태(창조)와 문제의 본질(타락)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이런 회복의 본질(구속) - 그리고 그 결과 하나님 목적의 최종적 성취가 지닌 본질 – 을 조직적으로 잘못 해석하게 될 것이다.” (본문 중에서)  
기독교 세계관에 관한 저술로 유명한 리처드 미들턴의 신작이 나왔다. 이 책에서 미들턴은 자신의 기존 저작들에서 제기했던 하나님의 종말론적 구원과 창조세계의 총체적 구속과 갱신에 대한 상관관계를 풍부한 성서주해 사례와 명징한 논리를 통해 한층 더 성숙한 형태로 종합한다.  
기실 한국 개신교 안에는 여전히 구원의 개념을 저 피안의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영적인 구원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다수다. 즉, 이 세상은 죄와 악으로 오염되어 결국은 하나님의 불심판으로 사라질 곳이고, 예수를 믿고 구원을 받는다는 것은 장망성과 같은 이 세상을 탈출하여 우리의 영혼이 우주 저 너머의 천국으로 입성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이런 생각으로 인해 많은 기독교인이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아가는 윤리적 삶에 대해 둔감하거나 무책임하다.  
그러나 성경은 이와는 정반대의 생각을 가르친다. 성경이 가르치는 구원은 영혼이 몸에서 분리되어 저 천국으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몸적 존재로 살아가는 인간 존재 전체와 그 인간 존재 전체가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창조세계 전부의 총체적 구속이다. 
미들턴의 『새 하늘과 새 땅』은 참된 성경적 세계관에 입각한 기독교의 구원관과 역사관에 대한 결정체라 할 수 있는 역작이라는 평가다. 
2. 김형석 지음, 『한국교회여, 다시 일어나라』
▲『한국교회여 일어나라』 겉 표지.
“사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지만 자복하고 회개하면서 이 땅을 고쳐주시기를 간구하며 하나님 앞에 나아가면 우리에게 능력 주시는 주님이 죄로 물든 한국교회와 병든 우리 사회를 치유할 계책을 주시지 않을까? 나아가 우리는 이 땅에 화해와 평화의 시대가 도래하는 것을 목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다툼과 분쟁의 땅이 아닌 평화의 땅에서 살기 원하시니까 말이다.” (여는 말‧광복 70주년을 맞은 한국교회) 
“한국교회의 위기는 교회의 본질과 사명을 망각한 데서 비롯되었다. 이것은 선교의 패러다임 전환과 교회의 사명 실천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미래의 교회는 교회 중심에서 지역 중심으로, 성장 중심에서 봉사 중심으로 변화하여 작아도 영향력 있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목회자도 교회에만 갇혀 있을 것이 아니라 마을과 지역의 생명망을 짜는 목사가 되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수년 동안 우리 사회에는 이런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는 맞춤형의 작은 교회가 곳곳에 등장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3장 한국교회, 대안은 있는가?) 
한국교회가 위기라는 지적은 더 이상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교회는 세속권력과 유착해 기득권 세력의 일부가 되었고, 대형교회의 목회 세습과 재정 비리 등이 공론화되면서 사회 일반의 신뢰를 잃어버렸다. 또한 배타적이고 공격적인 태도로 인해 사람들의 혐오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한국사회에서 개신교가 사회봉사에 가장 적극적인 종교임에도 불구하고 교회를 향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전환되지 않는 이율배반적인 현상의 원인과 그 해결책은 과연 무엇일까?
저자인 김형석 목사는 광복 70주년을 맞은 올해가 한국교회 갱신을 위한 원년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교회가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대형교회 중심의 성장 제일주의를 대체할 새로운 가치관을 정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저자가 제시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핵심 키워드는 ‘성령,’ ‘역사,’ ‘회개’다. 
지난 과거 한국교회는 3‧1운동을 주도하고 조국 독립에 앞장섬으로 민족종교라 불리며 위세를 떨쳤다. 그러나 새로운 시대정신 정립에 실패함으로써 사람들에게서 신뢰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종교다운 종교라는 평가도 받지 못하고 있다. 저자는 한국교회가 역사적 교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깊이 묵상하면서, 그 답을 “통일”에서 찾는다. 저자는 한민족이 통일된 조국에서 평화롭게 사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며 교회가 통일에 앞장설 것을 역설한다. 이 과정에서 교회가 할 일은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고 다양한 종교인들과 북한 동포까지도 기독교적 사랑으로 감싸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오직 성령의 힘으로만 가능하다. 저자는 지금까지 교회가 환난 중에 성장해왔고, 한국교회 안에 여전히 충성스러운 교인들이 많이 있음을 강조하며 지금의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지난날 민족의 아픔에 동참했던 기독교 민족운동가들의 삶을 기억하며 한국사회 안에서 교회가 화해자와 협력자의 역할을 감당할 것을 촉구한다. 교회가 종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때 세상은 결코 교회를 외면하지 않는다. 한국교회를 사랑하는 목회자이자 역사가인 저자가 사명감을 가지고 쓴 이 책은 한국교회가 역사적 교회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실질적인 지침서로 사용되기에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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