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14일(월)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가 열리는 강원도 원주시 영강교회에서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 학생들이 오산캠퍼스와의 독립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
강원도 원주시 영강교회(담임목사 서재일)에서 진행 중인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장 최부옥 목사) 제100회 총회에서 ‘성소수자 목회지침’을 기각한데 대해 한신대학교 학생회가 성명을 냈다.
총회는 9월16일(수) 회무에서 거수투표를 통해 총투표 438표 가운데 찬성 74표, 반대 258표, 기권 106표로 ‘성소수자 목회지침’을 통과시키지 않았다.
학생회는 “우리는 ‘만나는 신학’을 원합니다”는 제하의 성명을 통해 “무엇보다 엄연히 우리의 이웃으로 존재하는 성소수자들과 교회의 만남을 신학적으로 고민하고 연구하고자 하는 시도조차 가로막혔다는 것에 좌절감이 든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이어 “저희 한신대학교 신학과 학생들은 오늘날 교회 밖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성소수자 의제와 관련해 치열한 신학적 고민을 해 왔다”며 “신학생으로서 오늘날의 신학은 성소수자 의제에 대한 신학적, 목회적 고민을 담고 있어야 마땅하다고 확신한다. 아직 시기상조가 아니라 이미 우리와 함께 사는 이웃이자 곧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더 이상 외면할 수가 없다. 그것은 신학도로서의 직무유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학과 학생회는 오늘부터 성소수자와 교회, 신학의 만남을 위한 연구, 학술모임과 구체적인 실천 활동을 펼쳐 나갈 것을 결의한다. ‘위’에서 어렵다면 저희가 ‘아래’로부터 이웃과 만나는 길을 열어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아래는 학생회가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우리는 ‘만나는 신학’을 원합니다
지난 역사 속에서 늘 이웃과 ‘만나는’ 선교를 통하여 하나님을 섬겨 왔던 한국기독교장로회의 이번 100회 총회에서 성소수자 목회지침 마련에 대한 연구 헌안이 기각되었습니다. 많은 목사님들의 목회 현장과의 관계에서 매우 민감할 수 있는 사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공개적인 거수투표로 진행된 논의는 그 자체로서도 많은 아쉬움을 갖게 합니다. 무엇보다 엄연히 우리의 이웃으로 존재하는 성소수자들과 교회의 만남을 신학적으로 고민하고 연구하고자 하는 시도조차 가로막혔다는 것에 좌절감마저 듭니다. 주님의 해방의 역사 속에 세상의 빛으로서 교회 울타리 안에서만 행해지는 우리끼리의 성찬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더 많은 이웃을 초대하는 성찬을 그리며 준비했을 ‘성찬의 깊은 뜻 세상 안에서!’라는 이번 총회의 주제가 무색해졌습니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공개 투표를 통해 성소수자는 아직 ‘우리만의 성찬’에 함께 할 수 없는 존재라고 세상 가운데 선포했습니다.
저희 한신대학교 신학과 학생들은 오늘날 교회 밖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성소수자 의제와 관련해 치열한 신학적 고민을 해 왔습니다. 저희는 수업시간에 나중에 우리가 목사가 되어서 한 청소년이 찾아와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밝혔을 때 어떤 말을 해 주어야 하는지 현장에서의 방법들을 고민합니다. 그들과 만남으로서 더 커지는 하나님의 교회를 바라봅니다. 저희는 신학생으로서 오늘날의 신학은 성소수자 의제에 대한 신학적, 목회적 고민을 담고 있어야 마땅하다고 확신합니다. 아직 시기상조가 아니라 이미 우리와 함께 사는 이웃이자 곧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더 이상 외면할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신학도로서의 직무유기입니다.
비록 신학생은 목소리를 낼 수도 없고, 의결권을 갖지도 못한 어른들의 총회에서 ‘만나는 신학’이 가로막혔지만 저희는 해야 할 일은 마땅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한신대학교 신학과 학생회는 오늘부터 성소수자와 교회, 신학의 만남을 위한 연구, 학술모임과 구체적인 실천 활동을 펼쳐 나갈 것을 결의합니다. ‘위’에서 어렵다면 저희가 ‘아래’로부터 이웃과 만나는 길을 열어 나가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가능성의 길 앞에서 가슴 떨리는 마음으로 ‘만나는 신학’을 전개해나갈 저희 한신대학교 신학생들에게 많은 기도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2015년 9월16일
민족한신 통일신학 제75대 학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