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민족최대의 명절이라는 추석 명절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취업이 되지 않아 자존감에 상처를 입고, 다른 누군가는 언제 직장에서 쫓겨날지 몰라 두려워한다.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는 자식 잃은 죄책감에 명절을 잊은 지 오래다.
세월호 유가족은 참사 발생 이후 두 번째 추석을 맞았다. 참사 발생 이후 우리 사회는 이들에게 낙인을 찍었다. 교회도 예외는 아니어서, 이들을 불편하게 여겼다. 이에 대해 제자도연구소 황정현 목사는 ‘마땅한 우리의 문제’라며 세월호 참사 수습에 교회가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 목사의 동의를 얻어 전문을 싣는다.
명절이다. 명절이 누군가에게 이토록 무거운 시간이라는 걸 작년 4월16일 이후에야 알았다. 어제 청운동에서 만난 한 유가족은 명절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근 청운동으로, 홍대로 종종 피켓팅에 동참하며 유가족, 미수습자 가족과 더 깊은 얘기들을 나눈다. 살아남은 자의 트라우마가 너무 심각하다. 부모님은 물론이요, 희생자의 형제, 자매들이 겪는 고통도 간단하지 않다. 지난 1년 이상의 시간뿐만 아니라, 앞으로 살아갈 시간동안 이 사회에서 ‘세월호 유가족’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지내야만 한다. 젊은 그들에게는 부담스럽고 가혹할 수밖에 없다.
▲세월호 참사 실종자 다윤이의 어머니 박은미 씨의 건강은 좋지 못하다. 그러나 다윤이를 생각하며 시위에 나선다. 박 씨를 힘들게 하는 건 사람들의 무관심이다. ⓒ사진=지유석 기자 |
아직 세월호에 있는 미수습자 9명 중 7명의 가족은 개신교 가정이다. 유가족 중에도 상당수가 기독교신자다. 안타깝게도 그 대부분은 지금 당신들이 속했던 교회를 떠났다. 그 중엔 노골적으로 쫓겨난 분도 계시다.
세월호 문제. 한국교회가 나서야 한다. 한국교회의 문제다. 희생당한 학생의 상당수가 한국교회의 청소년이 아닌가? 임원, 찬양팀 등의 여러 활동으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던 아이들이다. 그 부모들은 어떠한가? 목회자, 안수집사, 권사 등 중직자로부터 십수년간 주일학교를 섬겨온 교사에 이르기까지 헌신적인 우리 한국교회의 성도들이다.
기도부터 하자. 언제부턴가 한국교회는 기도조차 하지 않는다. 애 끓는 심정으로 우리가 믿는 신 앞에 우리의 처지를 아뢰자. 우리를 불쌍히 여기십사 울고 애통하고 부르짖을 수 있지 않은가? 동시에 우리 이웃이 당한 어려움을 돌아보고 진심으로 보듬고 사랑하자. 이웃을 향한 신적 애통함을 회복하자.
한국교회. 이제는 고객유치 차원의 공허한 전도와 선교를 버리고, 이웃을 사랑하시는 신의 성품에서 기인한 참된 의미에서의 선교를 행하자.
세월호, 우리 한국교회가 나서자. 그것은 본래 마땅한 우리의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