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대표단이 쿠르드지방정부를 방문하고 수상을 예방한 자리에서 쿠르드지방정부가 난민들의 생존과 보호에 크게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사진제공= 쿠르드지방정부 수상실 |
세계교회협의회(WCC)가 구성한 에큐메니칼 대표단이 9월28일(월) 이라크 에르빌 소재 쿠르드 지방정부(KRG)의 느키르반 바르자니 수상을 예방했다. 대표단은 9월27일(일) 시리아 동방정교회의 마르 게와르기스 3세 신임 총주교의 대관식에 참석차 입국했다가 니느웨 평야지대의 두혹 지방과 에르빌을 엿새 동안 방문하게 됐다.
KRG 수상과의 회담 자리에서는 기독교도와 야지디 족 등 종족 및 종교적 소수 집단의 상황에 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2014년 중엽부터 북부 이라크의 상당 지역을 장악한 극단주의 무장세력에 의해 강제로 추방되거나 납치된 상태에 있다.
국제난민감시센터에 따르면, 1년 전 소위 “이슬람국가”(IS)의 공격과 야만적인 폭행 및 학대 때문에 80만 명 이상의 주민들—대부분이 종교적 소수집단—이 모술 지역과 인근 니느웨 평야 지대의 고향을 떠나 쿠르드 지역에 피신할 수밖에 없었다.
주민들이 탈출해버린 마을들은 이후 1년 이상 동안 IS에 의해 점령당하거나 여전히 위협당하고 있다. 탈출한 수십 만 명의 주민들은 쿠르드 지역 전역에 산재한 임시 거처에 머물며 대다수가 적절한 방한장비도 없이 두 번째 겨울을 맞게 됐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실종 가족들과 친구들의 생사를 여전히 알지 못하고 있다. 비극적이게도 약 5천여 명의 야디지 족 여성과 여아들은 IS에 납치되어 노예 상태로 지내고 있다.
이라크 내 기독교도의 80 퍼센트 가량이 현재 쿠르드 지역에 몰려있다. 미래가 불확실한 상태에서 탈출 경로를 확보한 다수의 사람들은 또 다른 타지에서의 새로운 삶을 찾아서 떠나는 실향민들의 탈출 대열에 합류하기도 한다. 모술 시리아정교회의 니코데무스 다우드 마티 사라프 수석 대주교는 회의 초두에 “우리는 매일 20여 기독교 가정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상황이 빨리 변하지 않으면 이라크에는 기독교도들이 더 이상 남아 있지 않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표단은 KRG 당국이 탈출주민들에게 피난처와 보호장비와 환대를 제공한 것에 대해 감사를 표시하는 한편으로 기독교도 및 여타 소수집단의 탈출에 대해서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바르자니 수상은 탈출한 소수자 공동체들이 쿠르드 역내에 머물 수 있다고 안심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사람들은 이 땅에 속한다. 우리는 쿠르드 지역에서 종교 및 문화적 다양성을 보호하고 향상시키기 위해 능력이 닿는 대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대표단에 소속된 스웨덴 교회의 요안나 릴야는 “개인적인 안전과 더불어 동등한 권리 및 사회통합을 보장하는 실제 시민권을 확약 받는다면 우리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이라크에서 미래를 발견하고 머물게 될 것이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대표단은 쿠르드 지방 헌법을 수립하려는 현재의 절차들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WCC <국제문제에 관한 교회위원회>(CCIA)의 피터 프루브 국장은 “KRG는 협박당하는 종교 및 문화적 다양성의 실질적 후견인 역할을 상당 부분 감당하고 있다. 종교적 소수집단에게 동등한 권리와 사회통합의 기회를 제공하려는 헌법은 기독교도, 야디지 족 및 여타의 집단들의 생존을 보장하고 그들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고향 땅에서 사회에 충분히 헌신하고 기여하게 만들 필수적인 토대이다”라고 평가했다.
대표단은 또한 탈출주민들 중 청년들이 쿠르드 지역에서 고등교육을 받으려 할 때 겪게 될 언어 및 행정적 장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미셀 은세르 WCC 중동 프로그램 담당관은 “자녀들에게 고등교육을 받게 할 통로가 없다는 사실이 기독교도들과 다른 탈출주민들의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다. 수상이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때 이 청년들의 미래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 제거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표단 단장인 가타스 하짐 그리스정교회 안디옥 및 전 동방 대주교는 “우리는 수상의 분명하고 확신에 찬 태도에 감명을 받았다. 우리는 이러한 헌신이 탈출주민들의 삶을 구체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다. 그들은 현재와 미래에도 이라크에서 그들의 공동체의 안전과 생존을 보장받고 싶어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