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정평 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이적 목사. ⓒ베리타스 DB |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는 10월15일(목)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며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철회하라”는 제하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성명은 이번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소수 집권세력을 제외한 대다수 국민들이 반대”하고 있음을 재천명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행이 개인의 입장을 관철시키는 것이 아닌 국민을 위한 정책수행으로 전환되기”를 촉구했다.
이어 “국민의 권리와 행복이 아닌 집권세력의 안위와 권력유지에 치우진 정책은 후에 크나큰 국민적 저항을 불러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래는 입장문의 전문이다.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철회하라
너희는 이집트 땅 종살이하던 집에서 너희를 이끌어내신 너희 하느님 야훼를 잊지 않도록 하여라(신6:12)
우리는 일제에 나라를 빼앗겼고, 또 군사 독재자들에게 권리를 빼앗기며 노예로 살았습니다. 또한 노예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내어 놓으셨던 애국지사들의 헌신과 아픔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 온몸으로 저항한 민주 인사들의 투쟁을 기억할 것입니다. 이 모든 역사 위에 함께 하신 하나님의 손길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역사는 지워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정권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결정은 한 마디로 우리 자녀들에게 자신의 입맛에 맞는 역사만 가르치겠다는 것이다. 역사학은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들을 여러 관점에서 다양하게 해석하고 주장하는 학문이다.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는 단일한 해석, 단일한 주장만을 허용하는 전제주의체제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과거 나찌 독일과 일제와 박정희 독재 정권 때에나 실시했던 것이 국정 교과서이다. 더구나 역사 교과서를 집필하는 역사학자들과 교사들, 전문가들 대다수가 반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정 교과서를 강행하겠다는 것은 현 정권이 국민을 향해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선언이며 곧 독재자의 말로가 무엇인지를 역사 속에서 배우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행위이다.
대통령은 역사의 정통성을 이어가고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발전시켜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 그런데 오로지 자신의 아버지인 독재자 박정희가 범했던 친일행위와 쿠테타를 왜곡하고 감추려는데 국가적 역량을 쏟아붓고 있으니 통탄할 노릇이다. 뿐만 아니라 박근혜 정권은 국민의 요구와 정반대의 길로만 가고 있다. 청년들 취업난을 해결하라고 요구하자, 아버지의 월급을 깎고 해고하겠다고 한다. 정규직을 만들어 달라고 하자 정규직을 모두 없애겠다고 한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라고 하자 진상조사위를 막아서고 있다. 이제는 고통스러운 오늘의 현실을 바꿔줄 것을 요구하자, 역사책을 바꿔주겠다고 한다.
교과서를 왜곡한다 하지만 친일 매국의 역사와 독재의 죄상은 결코 감춰질 수 없다. 그들의 죄상은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있다. 교과서로 역사를 덮을 수 없음을 똑똑히 기억하고 즉각 국정교과서 책동은 여기서 멈춰야 한다. 정권이 나서서 역사책을 바꾸겠다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다. 진리의 역사, 자유의 역사에 참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는 노예에서 해방시켜 주신 하나님께서 진리와 자유를 향한 발걸음에 함께 하실 것을 믿는다. 역사를 왜곡하는 국정 교과서는 이내 사라지게 될 것이다.
2015. 10. 14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