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고난함께, “불의한 정권에 역사교육 못 맡겨”

역사 교과서 국정화 고시, 불의한 권력의 독재적 발상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고시 강행에 기독교 안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국정화 고시 당일인 11월3일(화)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가 성명을 낸 데 이어 4일(수)엔 기독교 사회선교기관인 <고난 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모임>(이사장 신경하, 이하 고난함께)이 성명을 내고 국정화를 규탄했다.   
고난함께는 “이번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은 ‘역사’에 대한 관점을 5년짜리 정권이 소유하고, 일괄적으로 모든 국민을 ‘특정한 관점’으로 교육시키겠다는 대전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자체가 매우 위험하다”고 규정했다.   
고난함께는 특히 ‘기존 역사교과서의 99.9%가 좌편향’이라는 황교안 국무총리의 발표에 대해 “명백한 이념공세이며, 색깔론으로 사태의 본질을 흐리는 전형적인 정치공세”라고 비판했다. 또 절차적으로도 교육부가 사실상 ‘국민의 여론을 수렴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라면서 정부가 국정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2가지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성토했다.   
고난함께는 그러면서 “지금 우리는 자신들의 권력을 이어가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불의한 권력의 ‘독재적 발상’ 앞에 서 있다”며 “우리 모두의 ‘역사’와 ‘기억’까지 왜곡하려드는 불의한 정권에게 역사교육을 맡길 수 없다. 우리는 하나님과 더불어 작금의 ‘역사’를 둘러싼 이 ‘기억 전쟁’에서 단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아래는 고난함께가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성명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라는 독재적 발상에 반대한다!
대한민국의 다음세대, 그리고 모두의 미래를 위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에 반대합니다  
우리 기독인은 역사를 주관하시고, 구체적인 역사를 통하여 선한 뜻을 이 땅에 이루시는 진리의 하나님을 믿고 고백합니다. 더욱이 제국에 의한 식민지배와 민족 분단, 그리고 독재정권의 암울한 역사를 이겨내고 찬란한 민주주의를 꽃피워 냈던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통하여 구체적으로 일하시는 공의의 하나님을 믿습니다.   
11월 3일 대한민국 정부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확정고시하였습니다. 이는 역사학계와 교육 당사자인 학생들을 위시한 국민 전반의 여론을 묵살하는 처사입니다. 정부는 그 과정에서 여론을 조작하고, 이념공세로 일관하는 등 민주국가로서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을 자행하였습니다.   
이번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은 ‘역사’에 대한 관점을 5년짜리 정권이 소유하고, 일괄적으로 모든 국민을 ‘특정한 관점’으로 교육시키겠다는 대전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자체가 매우 위험합니다. 더구나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정부는 2가지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그 첫 번째는 절차상의 기만성이며, 두 번째는 밀어붙이기식 이념공세입니다.   
정부는 지난 달 12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20일의 여론 수렴기간을 거친 후 11월 5일에 확정고시하겠다고 하였지만, 그마저 약속을 뒤집고 지난 3일 오전 10시 30분에 기습적으로 발표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론조사 수치를 조작하였다는 의혹이 제기되었고, 여론 수렴을 위한 교육부 팩스는 전원이 꺼져있는 등 사실상 국민의 여론을 수렴할 의사가 전혀 없었음이 언론보도를 통해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또한 황교안 국무총리가 직접 프리젠테이션 한 내용을 살펴보면, 이미 기존 역사교과서의 99.9%는 이념적으로 좌편향되었다면서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옹호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이야기에 대해 역사학계는 물론 전 국사편찬위원장까지 사실과 다른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비판하는 실정입니다. 이는 명백한 이념공세이며, 색깔론으로 사태의 본질을 흐리는 전형적인 정치공세입니다.   
대한민국의 현재는 단순히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겠다’는 하나의 정책 앞에 서있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는 자신들의 권력을 이어가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불의한 권력의 ‘독재적 발상’ 앞에 서 있습니다. 우리 모두의 ‘역사’와 ‘기억’까지 왜곡하려드는 불의한 정권에게 역사교육을 맡길 수 없습니다.    
‘우리의 오늘’이 ‘대한민국의 역사’를 이룬다는 새삼스런 깨달음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우리는 하나님과 더불어 작금의 ‘역사’를 둘러싼 이 ‘기억 전쟁’에서 단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2000년 전 예수의 말씀을 기억하며 민족의 역사를 역행하려는 불의한 정권을 향해 외칠 것입니다.  
“너희가 보고 있는 이것들이, 돌 한 개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질 날이 올 것이다.” (눅21:6)  
2015년 11월 4일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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