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4일(토) ‘민중총궐기’ 대회 이후 참가자들과 경찰이 곳곳에서 충돌한 가운데 전남 보성군 농민회 소속 백남기 씨가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쓰러진 백 씨와 그를 부축하려는 시민들을 향해 계속해서 물대포를 발사했다. ⓒ사진출처= 뉴스타파 화면 갈무리 |
지난 11월14일(토) 정부의 노동개혁 및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를 위해 열린 ‘민중총궐기’ 대회에 경찰이 강경진압으로 맞대응한 가운데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 니콜라 베클란 동아시아 사무소 소장은 긴급 논평을 내고 유감을 표시했다. 이날 경찰은 시위대 해산을 위해 물대포를 동원했고, 이 과정에서 전남 보성군 농민회 소속 백남기 씨가 쓰러져 15일(일) 새벽 서울대 병원으로 옮겨져 4시간에 걸쳐 뇌수술을 받았다. 페이스북 등 SNS엔 경찰이 쓰러진 백 씨와 그를 부축해 대피시키려는 시민들을 향해 계속해서 물대포를 발사하는 영상이 속속 올라왔다.
니콜라 소장은 “경찰이 11월14일 시위대를 대상으로 무분별하게 무력을 사용한 것으로 보여 참담함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특히 69세 남성이 물대포로 인해 뇌에 심각한 손상을 입은 것에 대해 즉각 독립적인 조사에 나서야 한다”며 “이 손상이 불법적인 경찰력 사용 때문인 것으로 밝혀지면, 책임자를 반드시 재판에 회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니콜라 소장은 “경찰 차량을 이용해 거대한 차벽을 설치하고 공격적으로 물대포를 사용하는 것은 결국 정부에 반대하는 의견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라면서 “물대포와 같은 모든 법집행 장비의 사용은 반드시 국제법과 그 기준에 엄격히 부합하도록 사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미국 AP통신과 영국 BBC 등 주요외신들은 총궐기의 배경과 경찰의 과잉진압을 비판하는 보도를 서울발로 타전했다. 영국 BBC는 “박근혜 대통령이 사용자에게 해고를 보다 쉽게 해 노동시장을 유연화하려는, 다분히 논란이 이는 정책을 밀어 붙이고 있다”고 꼬집었고 AP통신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론자들은 정부가 만들려는 교과서가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고, 피로 얼룩진 1980년대 민주화 이행시기에 앞섰던 무자비한 독재정치를 세탁할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