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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교회정치. 세종대왕에게 배운다

박승학 목사(기하성 교리장정위원장)

1418년 22세에 태종의 후임으로 즉위한 세종대왕은 “어진 정치를 펴겠다.”고 공론의 정치를 시작했다.
첫째. 세종대왕은 모든 백성들의 다양한 여론을 골고루 듣고 청취하려 노력했다. 국민들의 애로가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어떻게 해야 좋을지 끊임없이 묻고 귀를 기울였다. 신하들에게 묻고 과거 응시생에게 묻고 군인들에게 묻고 일반 백성들과 특히 천민들의 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했다. 
세종은 책벌레라 할 정도로 많은 책을 섭렵하여 박학다식(博學多識)하여 듣는 귀가 우수했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당시 통용하는 여러 가지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문제점들을 알기 위하여 노력했다.
아침 9시-11시까지는 영의정 우의정 중신들이 아닌 사무관 이하 관리들의 여론을 들었다. 오후 1시- 3시에는 경연의 시간이었다. 나이 많은 노 대신과 젊은 집현전 학사들과 함께 학문을 토론하고 의견을 들었다. 밤 10시- 12시에는 구언(求言)의 시간으로 일반 백성들의 고충과 여론을 수렴했다. 
전국에 방을 붙여서까지 여론을 수렴했다. 올라온 상소문 중에 ①소통에 문제가 있다. ②인사 청탁을 단절하라. ③관리의 숫자를 줄이라. ④국고 오남용을 방지하라. ⑤세금을 공평하게 거두라 등 사사로운 개인의 문제까지 수많은 상소가 올라왔다.
세종 7년 6월 22일 실록에 보면 “내가 어젯밤에 진언한 것들을 다 읽어보았더니 역시 취할 것이 있었도다. 이를 의정부와 육조가 의논하여 결정하면 시행하겠노라” 했다.
예리한 창의력은 문제에 대한 시각과 사고의 차이에서 개발됨을 인지해야 한다.
교회지도자는 솔로몬이 처음 일천번제를 드린 것처럼 먼저 하나님의 뜻을 묻는 기도가 우선이다. 그 다음 장로, 집사 등 측근들의 소리를 들어야 하고 평신도와 교회 밖 불신자들의 소리도 들어야 한다.
교단장은 임원회와 부 처장회의, 실행위원회의 형식적 의례적 대화가 아닌 진솔한 대화시간을 가져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각 지방회원들의 풀뿌리 여론을 파악해야 하고 신학생들의 생각도 들어야 한다. ‘민심은 천심’이기 때문이다.
둘째. 반대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세종시대에도 반대하는 신하들로 득실거렸다. 사소한 문제부터 큰 문제까지 반대자들은 항상 있었다.
훈민정음을 창제할 때도 “중국에 우수한 한자가 있는데 왜 이상한 글자를 만들려 하느냐” 반대를 굽히지 않았다.
임금을 노려보기도 하고 횅하고 나가버리는 무례한 신하들도 있었다.
세종은 당시 영의정 황희에게 눈물을 흘리며 “집현전 여러 선비들이 나를 버리고 갔으니 이를 어찌하면 좋겠소.” 한 적도 있었다.
총애하는 신하 최만리의 극렬히 반대에 격노하여 하옥시킨 적도 있었으나 다음 날 즉시 방면 했다. 개인적 무례한 행동이라도 소신이 인정되면 깨끗이 용서했다. 
셋째. 창조적 마찰을 피하지 않았다. 상대적인 반대의견 중에 창조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수용하려 노력했다.
 “안 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해 봅시다.” 극렬하게 대립할 때 ‘왜 안 되는 지’ ‘왜 해볼만 한지’를 토론과 설득으로 마침내 긍정을 이끌어내는 리더십을 보였다. 
우리는 실록에 나타난 세종의『백성에 대한 헌신과 신하들과의 소통』을 소중히 여기는 자세를 배워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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