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나비 상임대표 김영한 박사. ⓒ베리타스 DB |
샬롬나비는 그리스도가 “증오와 폭력이 악순환하는 세상에 평화의 왕으로” 오신 것을 기념하고 “영광 중에 다시 오실” 것을 소망하면서, ‘그리스도는 획일주의와 극단주의로 멍들고 있는 한국사회에 평화이다,’ ‘패권주의 때문에 평화가 위협당하고 있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이다,’ ‘그리스도는 종교적인 광신으로 테러와 폭력이 가열되는 지구촌 온누리의 평화이다’라고 천명했다. 이어 평화의 왕이신 그리스도를 섬기는 한국교회가 “한국사회와 한반도와 세계에 샬롬을 가져오는 피스메이커의 사명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래는 대림절 메시지의 전문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난민과 테러의 고통으로 얼룩진 지구촌의 평화이시다
한국교회는 고통의 현장에 오시는 그리스도를 증언하고 대리해야 한다
세상의 구원과 평화를 위해서 오시는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대림절(待臨節, Advent, ‘오다’라는 뜻의 라틴어 Adventus에서 유래)이 시작되었다. 대림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다시 오심을 기다리고 준비하는, 성탄절 전 4주간의 절기다. 아기 예수 그리스도는 ‘평화의 왕’으로 오셨다(이사야 9:6). 십자가에서 죽으신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이시다(엡 2:14). 그분은 무리가 그들의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그들의 창을 쳐서 낫을 만드는 평화의 세계를 이루는 비전을 우리에게 열어 주셨다(이사야 2:4). 우리는 그리스도가 다시 오실 때 평화가 모든 피조물들에게 임할 것을 기다린다.
지금 전 세계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단체 IS(이슬람국가)의 반인륜적 테러로 인해서 심각한 평화의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2011년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이 장기간 내전을 벌임으로써 발생된 시리아 난민사태는, 올해 들어 IS의 위협을 피해 유럽으로 피난하는 난민행렬로 인해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1월 7일 프랑스 파리 시사 풍자(諷刺)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사무실에 이슬람 극단주의자 무장 괴한 4명이 들어와 총기를 난사해, 12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부상당한 최악의 언론테러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월 3일 IS는 억류 중이던 요르단 조종사를 산채로 화형시키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IS는 리비아 트리폴리 인근 해변에서 2월 15일 이집트 콥트 기독교인 21명을 참수하는 충격적인 동영상을 공개했다. 지난 6월 26일 튀니지의 지중해 연안 휴양지에서는 IS 요원의 총기 난사로 38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11월 13일(현지 시간) 밤 9시20분부터 자정까지 프랑스 파리 시내 6곳에서 IS에 의한 연쇄 테러가 발생해 129명이 사망하고 352명이 부상을 당했다. 동아시아에서도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인공섬 관할권 주장, 일본의 우경화,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로 인한 한반도의 갈등과 긴장이 있다. 우리 사회에도 민주와 자유의 미명 아래 기득권 노조들의 서울 도심 불법폭력시위로 사회의 기본질서가 마비되고 있다.
그리스도는 증오와 폭력이 악순환하는 세상에 평화의 왕으로 오셨다. 이 땅에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고 영광 중에 다시 오실 그분을 기대하며, 샬롬나비는 다음과 같이 그리스도가 이 땅의 평화의 왕이심을 천명한다.
1. 그리스도는 한국사회의 평화이다
우리 사회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보수진영과 진보진영 사이의 대립으로 인한 갈등과 분열이다.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은 세월호 참사를 비롯하여 모든 사건에서 상대 진영의 입장을 부정하면서 극단적인 대립의 상황으로 몰고 간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싸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찬성세력은 좌파의 역사인식이 심각하게 왜곡되어 국가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고 비판하고 국정화 반대세력은 역사국정화가 친일과 유신독재를 미화하려는 시대착오적인 시도라고 비판한다. 보수 진보 양 진영 모두 상대방을 파트너로 인정하고 상대방의 견해를 공감하고 경청하려는 태도가 결여되어 있다. 노조는 의사표시를 법이 정해준 테두리 안에서 평화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그리스도가 가신 십자가의 길은 상대방에 대한 겸손과 자기희생의 길이다. 우리 사회에 그리스도의 평화가 임하여 진보와 보수진영 사이에 소통과 대화가 열리기를 소망한다. 획일주의와 극단주의는 평화를 지향하는 사회가 피해가야 할 사고와 행동방식이다.
2. 그리스도는 한반도의 평화이며, 동북아의 평화이다
해방 후 70년간 남북으로 분단된 우리 민족의 숙원은 남북의 평화와 평화통일이다. 이 평화는 우리의 노력을 넘어선 하나님의 은총의 선물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로 위협받고 있는 남북의 평화는 북의 지뢰도발로 한층 고조되는 위기에 봉착했다가, 8.25 합의의 극적인 타결로 지난 10월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 면회소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갖게 되었다. 이로써 경색국면이 해소되어 화해무드의 실마리가 풀리기는 했지만, 예측 불가능한 김정은 세습정권의 억압통치와 선군통치는 한반도평화의 지속적인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 그리고 지난 9월 19일 아베 정부가 제출했던 안보관련 11개 법안 제ㆍ개정안(집단적 자위권을 위한 안보법안)이 일본의 참의원 본회의를 통과하여 일본의 우경화는 더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만들고 이 지역의 관할권을 주장하면서 이 지역의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다. 자국의 이익을 중심으로 더 강경한 정책으로 나아가면서 중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과의 힘겨루기 경쟁은 우리로 하여금 동북아의 평화에 큰 우려를 갖게 한다. 대림절을 맞이하여, 한국을 6.25전쟁의 위협에서 지키신 하나님이 한반도평화와 동북아평화를 지키실 것을 소망한다. 동북아 국가 지도자들은 패권주의 의식을 버리고 겸손과 섬김으로 오신 평화의 왕 그리스도의 모습에서 평화의 길을 배워야 한다.
3. 그리스도는 지구촌 온 누리의 평화이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테러단체(IS)의 반인륜적인 테러로 혼돈에 빠진 중동으로 인해 세계는 심각한 평화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종교적인 광신으로 테러와 폭력이 가열되는 이 땅 위에 그리스도의 평화가 절실히 요청된다. 종교적 신앙을 표방하면서 보편적 인륜을 폐기하고 생명과 인권의 존엄성을 부정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악이다. 보편적 정의를 부정하고 반인륜적인 폭력을 저지르는 IS와 같은 이슬람 무장테러 집단으로부터 세계의 평화를 지키는 일은 오늘 국제사회의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 우리는 테러로 위협받는 세계에 그리스도께서 평화의 왕으로 오셔서 악의 세력을 정의로 심판하시고, 칼로 이루려는 거짓 질서를 파하시고 진정한 평화를 주실 것을 소망한다. 그리스도는 세계의 평화가 코란이 가르치는 칼이 아니라 십자가의 희생과 사랑이라는 것을 몸소 실천해 보여주셨다.
4. 한국교회는 한국사회와 한반도와 세계에 샬롬을 가져오는 피스메이커의 사명을 다해야 한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나타난 원수 사랑이 세계 평화의 원천이다. 교회는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참 평화를 이루신 그리스도를 따라, 힘과 폭력 대신 사랑과 용서와 겸손으로, 폭력이 악순환하는 세상에서 평화를 위해 섬기는 공동체이다. 한국교회는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한국사회와 한반도와 동북아와 세계 평화의 근원임을 믿는다. 한국사회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 일해야 할 한국교회는 이에 앞서, 이제까지의 분열과 교만과 이기심을 회개하고, 아집과 독선으로 만들어 놓은 교단과 교파간의 싸움을 그쳐야 한다. 한국교회는 한국사회에 그리스도의 평화를 위한 섬김을 실천하고, 테러로 인해서 고통당하는 이들을 평화의 왕이 위로해 주시길 위해, 한국과 세계에 폭력이 사라지고 정의와 평화가 임하도록 기도하며 일해야 한다.
2015년 12월 1일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