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토) 2차 민중총궐기가 열린 가운데 5대 종단 소속 종교인들이 꾸린 ‘종교인평화연대’는 집회의 평화적 진행을 위한 행진에 나섰다. 대한성공회 신부들의 참여도 돋보였다. 앞줄 가운데는 대한성공회 유시경 신부. ⓒ사진=지유석 기자 |
경찰이 조계사에 은신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연행을 예고하고 있다. 조계종은 종단 차원에서 조계사에 대한 공권력 투입은 조계종, 나아가 한국불교를 또다시 공권력으로 짓밟겠다는 것과 다름 아니라며 공권력 투입을 경고했다. 대한성공회정의평화사제단과 나눔의집협의회 역시 성명을 내고, 정부에 무리한 영장집행을 멈출 것을 촉구했다. 아래는 해당 성명서 전문.
“정부는 무리한 강제연행 시도를 멈추고 대화에 나서라!”
경찰은 오늘 오후, 조계사에 의탁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강제연행을 예고하고 있다. 이 사태에 대해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정부는 무리한 영장 집행을 멈추고, 정당한 요구에 귀기울여 대화에 나서라!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의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당연히 지켜져야 할 시민적 권리인 집회의 자유는 집행자인 정부에 의해 부정당하고 있다. 광장과 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과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왜곡당하고 있다. 위헌적인 차벽 설치에 가로막힌 채, 정부와 주류 언론에 의해 불법⋅폭력으로 매도당하고 있다. 노동개악으로 우려되는 ‘쉬운 해고, 비정규직 양산, 임금을 비롯해 더욱 나빠지는 노동 조건’에 대한 시민과 노동자들의 정당한 항의에, 정부는 즉각 대화에 나서야 한다.
하나. 우리는 평화의 길을 함께 걸었던 연대의 정신을 잊지 않을 것이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간곡한 요청에 따라 조계사 화쟁위의 제안이 있었고, 우리는 평화의 길을 만들고자 함께 기도했다. 우리가 함께 기도한 평화는 무조건적인 중립지대가 아니었다. 억울하게 고통받는 사람들과 약자를 편드는 평화다. 그러므로 우리는 억울하게 고통받는 사람들과 약자의 외마디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그 외마디를 ‘불법⋅폭력’이라 낙인찍는 이들에게 되묻는다. 누가 이들을 불법과 폭력으로 내몰고 있는가? 무엇이 두렵기에 그들의 정당한 요구를 외면하고 있는가?
하나. 평화와 자비의 상징인 종교시설에서 어떠한 강제연행도 이뤄져서는 안 된다!
종교는 억울하게 고통받은 사람들의 마지막 피난처가 되어야만 한다. 이것은 그리스도교를 비롯한 모든 종교가 존재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러므로 우리는 평화와 자비의 상징인 종교시설에 의탁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모든 폭력적이고 강제적인 행위에 강력히 반대한다.
2015년 12월 9일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나눔의집협의회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