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동, 서해지구 군 통신선이 전면 차단됐다. 이로써 남북 당국의 소통이 완전히 두절되고 만 것이다. 근 20년간 분단된 현실 속에서 남북 관계를 진전시키고자 노력했던 통일운동 선구자들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듯 하다.
올해는 통일운동의 선구자인 늦봄 문익환 목사가 방북한지 20주년을 맞는 해다. 당시만해도 남과 북은 3.8선을 경계로 서로간 이데올로기란 높은 벽을 쌓아 소통의 두절을 겪고 있었다.
이 같이 난공불락처럼 보이던 높은 장벽을 넘어 남북과의 첫 소통을 시도했고, 이로 말미암아 DJ 시절 그리고 노무현 정부 시절 남북간 화해와 상생 구도로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는데 선구자적 역할을 했던 문익환 목사.
북한을 다녀온 그는 ‘民의 통일 논의와 운동’을 다양한 형태로 전개했으며 남북 당국간의 화해와 협력 그리고 국제정세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한반도의 냉전체제를 와해시키는 데 기여를 했다. 남북 관계를 쾌속으로 진전시켰던 문 목사의 노하우는 무엇이었을까?
늦봄의 방북 20주년을 기념해 (사)통일맞이 늦봄문익환목사기념사업회(이사장 김상근 목사, 이하 늦봄사업회)는 늦봄이 당시 보여줬던 사유와 실천, 방북의 의미를 되새기고, 민간통일운동의 역사적 지위와 역할, 평화실현과 민족통일의 바른 전략 등을 심도깊게 논의한다.
특히 늦봄 방북의 구체적 성과인 4.2 남북공동성명의 내용과 역사적 의의를 널리 알림으로써 늦봄과 민간통일운동이 지닌 평화와 화해의 기능을 국민들이 이해하도록 돕고, 평화·통일운동의 저변을 확대하는 계기도 마련하겠다고 늦봄사업회는 덧붙였다.
늦봄 방북 20주년을 맞아 늦봄사업회가 실시하는 구체적인 사업 내용은 ▲ 늦봄 문익환 목사 방북 20주년 기념 심포지움(3.31 오후 2시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 ▲ 늦봄 문익환 목사 방북 및 4.2남북공동성명 20주년 기념의 밤(4.2 오후 7시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 ▲ 문익환 목사 방북, 4.2남북공동성명 20주년 기념 남북화해와 평화를 위한 일본포럼(4.5 오후 3시 일본 동경) ▲ 늦봄 문익환 목사 방북 20주년 기념 남북겨레 회고모임 등이다.
문익환 목사는 1989년 3월 통일의 물꼬를 트기 위해 열흘 간의 북한 방문으로 김일성 주석과 2차례 회담 끝에 통일 3단계 방안 원칙인 <4.2 남북공동성명>을 끌어냈다.
“큰 장벽을 허물기 전에 작은 장벽부터 하나하나 허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큰 통일을 이루기 전에 작은 통일부터 이 구석, 저 구석에서 이루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통일된 통일운동이 남과 북, 해외, 이렇게 삼면에서 분단을 무너뜨리려고 같이 조여 들어 와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통일을 이룩해야 합니다.” (늦봄 문익환 목사 어록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