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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에 대한 기독교사회선교단체들의 입장

조계사에 피신 중인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에 대한 기독교사회선교단체들의 입장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모든 생명은 하나님이 손수 지으신 존귀한 존재임을 믿으며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어졌다고 믿습니다. 한 인간의 존엄성은 그 안에 하나님의 신성을 담고 있을 만큼 소중한 것이기에 어떤 누구도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됩니다. 어디 인간 뿐 이겠습니까? 모든 생명체가 하나님의 능력을 담고 있는 신성한 존재들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불교의 가르침이 더 엄격하다고 봅니다. 만물엔 불성이 있으며 그러기에 살생을 금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위협받는 현실에서 노동자의 대표자가 자신들의 생존권을 위해 정부 정책의 부당함에 저항한 것은 정당한 권리라고 봅니다. 한상균 위원장은 주권을 가진 국민이며 일하는 노동자입니다. 한위원장은 불법을 주도하지도 불법을 저지르지도 않았습니다. 그는 이 땅에 살고 있는 노동자들을 대량 해고할 수 있는 노동법 개악을 저지하려는 정당한 행동을 한 것입니다. 또한 그는 불자라고 들었습니다. 한 위원장은 박근혜 정권으로부터 폭력집회를 배후 조정한 혐의로 수배중이며 조계사에 피신하였습니다. 불교가 불자인 그를 보호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요 사명입니다. 한 위원장이 불자의 신분으로 기독교에 피신하여 왔어도 우린 목숨을 걸고 그를 보호하고 지켜주었을 것입니다. 그는 한 개인이 아니라 민중이며 민주주의이며 국가요 우주입니다. 지금 한위원장을 보호하고 있는 것은 민주주의를 보호하고 있는 것입니다. 권력의 힘에 밀려 이 사명을 놓지 않기를 당부드립니다.

불교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화쟁위원장 도법스님, 불교도들에게 호소합니다. 이웃 종교의 간절한 부탁이라 여기고 부디 한 위원장을 끝까지 품어 보호해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이는 불교만의 일이 아닙니다. 불교의 신성한 경내에 경찰이 들어와 한 위원장을 끌어내거나 불교가 자진해서 한 위원장을 추방한다면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악이 될 것이며 종교 본연의 자리를 내어 주는 어리석음이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불교가 내부의 갈등이 있으면서도 한 위원장을 보호해 온 것에 박수를 보냅니다. 아울러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물론 박 정권의 강력한 압력을 받고 있다고 보며 때로는 그것이 불교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대의를 버린다면 천추의 한이 될 것입니다. 지금은 상황의 옳고 그름의 문제를 떠나 한 인간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부처님의 품에 안긴 것이니 이를 내치는 것은 불교의 존엄을 해치는 행위라 여겨집니다.

독재 정권에서도 억울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권력에 쫓겨 종교에 피신한 적이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때로는 권력에 부당함으로 내어 주기도 하였지만 많은 경우 종교의 보호 하에 위기를 모면하였습니다. 종교마저 그 자리를 내어 준다면 억울한 사람들은 더 이상 갈 곳이 없습니다.

더 이상 박근혜 정권은 한 위원장 체포에 혈안이 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우려야 합니다. 한 위원장 체포는 국민의 강력한 저항을 불러 올 것입니다. 경고합니다. 더 이상 강신명 경찰청장과 구은수 서울청장은 종단과 국민에 대한 위협을 멈추어야 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박 정권의 강압과 경찰의 폭력을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모든 생명이 제 숨을 평화롭게 쉴 수 있는 세상은 부처님의 가르침이며 우리 모두의 꿈이요, 하나님의 뜻입니다. 불교가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에 끝까지 함께 해주시길 호소합니다.

2015년 12월 9일

기독교사회단체연합(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전국예수살기, 기독교평신도시국대책위원회) 

김진한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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