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차별 대신에 공평이, 독식 대신에 나눔이..."

기장 최부옥 총회장, 성탄절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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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베리타스 DB)
▲한국기독교장로회 제100회 총회장 최부옥 목사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최부옥 총회장이 성탄절 메시지를 발표했다. 최 총회장은 성탄절 메시지에서 "희망의 세상은 죽임 대신에 살림이, 어둠 대신에 빛이, 차별 대신에 공평이, 억압 대신에 자유가, 거짓 대신에 진리가, 분열 대신에 일치가, 대립 대신에 평화가, 교만 대신에 겸손이, 독선 대신에 협력이, 불의 대신에 정의가, 정죄 대신에 회개가, 무시 대신에 인정이, 배제 대신에 동참이, 독식 대신에 나눔이, 좌절 대신에 희망이, 그리고 사망 대신에 생명이 삶의 핵심 가치가 되는 새 시대"라고 전했다. 아래는 성탄절 메시지 전문.

모두의 기쁨이 되어야 할 예수 성탄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의 기뻐하신 사람들 중의 평화로라"(누가복음 2:14)

우리 교단의 모든 교회와 교우들, 그리고 새 하늘과 새 땅을 갈망하고 있는 이 땅의 모든 분들에게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탄생하신 기쁨이 가득하기를 축원합니다.

예수님의 성탄은 하나님의 영광을 이 땅 위에 드러낸 실체로서, 이 세상 인류가 체험할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었고 위로였습니다. 그러기에 성탄 절기는 그를 기다리던 모든 사람들이 가장 신이 나게 노래하며 즐거워해야 할 때입니다. 오신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기존의 낡은 세상 대신에, 희망의 세상이 활짝 열렸기 때문입니다.

희망의 세상은 죽임 대신에 살림이, 어둠 대신에 빛이, 차별 대신에 공평이, 억압 대신에 자유가, 거짓 대신에 진리가, 분열 대신에 일치가, 대립 대신에 평화가, 교만 대신에 겸손이, 독선 대신에 협력이, 불의 대신에 정의가, 정죄 대신에 회개가, 무시 대신에 인정이, 배제 대신에 동참이, 독식 대신에 나눔이, 좌절 대신에 희망이, 그리고 사망 대신에 생명이 삶의 핵심 가치가 되는 새 시대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가 감당해야 할 일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성탄의 은총이 완전한 우리 것이 되도록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충만히 즐기는 일입니다(사 49:13). 우리가 먼저 성탄의 은혜를 깊이 즐거워하며 생활화해야 합니다. 또 하나는 그 은총의 선물을 저 어둠의 세상에 전하고 외치는 일입니다. 우리의 증언을 통하여 세상은 비천한 이들을 높이시고 주린 이들을 배부르게 하시는 주의 권능을 분명히 확인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눅 1:49~53).

먼저 세월호 참사의 비극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지내는 희생자 가족들과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9명의 미수습자들 조은화, 허다윤, 남현철, 박영인 학생, 양승진, 고창석 교사, 권혁규, 권재근 가족, 이영숙 님과 그들의 가족들에게 성탄의 위로와 희망의 소식을 전해 주십시오.

탐욕의 자본이 주도하는 도시재개발사업으로 40여 년의 역사를 지켜 온 성소가 한순간에 침탈당하여 예배처소를 빼앗기고 길거리 예배를 드리고 있는 삼일교회와 성도들에게도 성탄을 통하여 임하시는 위로와 정의의 하나님의 은총을 전해 주십시오.
차가운 겨울이 되었지만, 쉴 곳을 찾지 못한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터를 잃어버린 노동자들은 일거리를 찾아 헤매고 있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억울함은 그들을 고공농성장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청년 실업자들의 좌절과 고민도 깊어만 갑니다. 이들 모두에게도 들판의 목자들이 듣고, 새 희망 새 기쁨의 감격을 누리게 했던 그 성탄의 소식을 들을 수 있게 전해 주십시오.

70년 분단의 철책으로 가로막힌 북녘 동포들에게도 평화와 화해의 소식이 들리게 해 주십시오. 종교의 다름을 도구 삼아 자행되고 있는 숱한 테러의 희생자들에게도 하나님의 위로를 전해 주십시오. 세상의 그릇된 이념들로 복음의 본질에서 이탈되어, 사랑과 화해의 마음보다는 대립과 분열의 그늘 속에 빠져 들어간 한국의 교회들에게도 그리스도의 화목게 하라신 성탄의 소식을 전해 주십시오. 그리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과 일련의 강압적 통치로 인하여 민주주의와 인권의 보루가 흔들리는 시점에서, 이 땅의 정의와 평화와 생명을 위해 선한 싸움을 경주하는 모든 이들을 향하여 성탄의 위로를 전해 주십시오.

부디 선한 일을 하다가 낙심하거나 지쳐 포기하지 마십시오. 우리가 전하는 성탄 소식은 휘황찬란하거나 요란하거나 부유하지 않을지라도, 온 세상이 기뻐할 소식입니다. 부디 성탄의 충만한 기쁨과 감동을 누리십시오. 그리고 그 기쁨과 감동을 주변의 그늘 진 이웃들과 함께 누리시기 바랍니다. 성탄은 하나님과 땅의 모든 사람들이 함께 누릴 생명 평화 축제입니다.

2015년 성탄절에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최부옥 목사

김진한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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