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비정규직대책 연대(공동대표 남재영 목사)는 12월23일(수) 오전 서울 종로구 수송동 (주)삼표 본사 앞에서 노숙 농성 중인 동양시멘트 하청업체인 '동일(주)' 노동자들(이하 동양시멘트 비정규직 노동자)의 농성장을 찾았다.
동양시멘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강원도 삼척에 위치한 동양시멘트에서 하청업체 직원으로 일하다 열악한 처우에 반발해 지난 해 5월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이어 6월 고용노동부 태백지청에 진정을 제기해 "동양시멘트가 진짜 사용자"라는 판정을 받았으나, 동양시멘트 측은 비정규직 101명 전원을 해고했다. 이어 올해 7월 삼표그룹과 산업은행 PE로 꾸려진 삼표 컨소시엄이 동양시멘트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이에 이들 노동자들은 8월부터 수송동 삼표그룹 본사에서 노숙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의 농성은 23일로 127일째다.
이인용 민주노총 강원영동지역노동조합 동양시멘트지부 부지부장은 "이곳에서 매일 세 차례씩 피켓 시위를 하고 4명이 교대로 노숙농성을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하이디스, 세종호텔, 사회보장정보원, 기아자동차 등 노숙 농성장 인근 지역엔 분쟁 사업장들이 많다. 다른 분쟁 사업장에 비한다면 우리는 그나마 형편이 나은 셈"이라고 밝혔다.
김영주 NCCK 총무, 남재영 비정규직대책연대 공동대표는 이들을 찾아 위로하고 격려의 기도를 했다. 김영주 총무는 "이곳은 낮은 곳이고, 예수는 낮은 곳으로 오셨다"며 "아무도 낮은 곳을 쳐다보지 않는 것 같지만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모두가 이곳을 본다. 그러니 용기를 갖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남재영 공동대표도 "비인간적인 노동으로 비정규직이 겪는 절망과 좌절을 확인하게 됐다. 자본이 지나치게 악마적이다. 악마와 맞서 싸우는 여러분들 곁에 늘 한국교회가 함께 있다. 이 싸움에서 반드시 승리해서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NCCK 비정규직대책 연대의 방문에 농성 중인 노동자들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조합원 안 모 씨는 "솔직히 힘든 상황이다. 삼표 측이 해고 노동자들을 복직시켜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한다"라면서 "목회자들이 찾아줘서 너무 좋고 힘이 난다. 앞으로도 자주 힘을 보태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