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2015년 잊을 수 없는 순간]

 

sewol
(Photo : ⓒ사진=지유석 기자)
▲세월호 유가족인 '영석엄마' 권미화 씨

참 힘든 한 해였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생애에서 이토록 나라의 현실과 미래가 암울해 보였던 적은 없었습니다. 특히 세월호 참사 1년이 지나도록 진상규명은 지지부진한데, 청와대와 여당은 세월호를 아예 덮으려 하고, 공동체 마저 아픔을 지우려고 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세월호 1주년을 갓 넘긴 4월18일을 잊지 못합니다. 당시 세월호 유가족들은 1주년인 16일부터 노숙농성에 들어갔습니다.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 그리고 세월호 선체인양에 대해 정부에 확답을 받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소식을 듣고 시민들이 거리로 나왔습니다. 이 중엔 가톨릭 수녀, 목회자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공권력은 물리력을 동원해 막기 급급했습니다. 공권력의 횡포 앞에 유가족들은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그 순간 '영석엄마' 권미화 씨는 경찰 방패 앞에서 목청껏 외쳤습니다. "경찰이 이렇게 대응했다면 우리 아이들 안 죽었을 것"이라고요.

최근 영석엄마는 또 한 번 눈물을 삼켜야했습니다. 12월14일부터 16일까지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세월호 특조위) 1차 청문회가 열렸는데, 증인으로 출석한 해경 간부들은 모르쇠로 일관했습니다. 이 광경을 본 엄마는 고개를 떨구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려야 했습니다.

대한민국은 재난 매뉴얼은 없는데, 책임회피 매뉴얼은 빈틈 없이 작동하나 봅니다. 그러다보니 거리에서 외치던 영석엄마의 모습은 좀처럼 잊기 힘듭니다.

[2015.04.18. 서울 광화문 광장]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AI의 가장 큰 위험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죄"

옥스퍼드대 수학자이자 기독교 사상가인 존 레녹스(John Lennox) 박사가 최근 기독교 변증가 션 맥도웰(Sean McDowell)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신간「God, AI, and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여성들, 막달라 마리아 제자도 계승해야"

이병학 전 한신대 교수가 「한국여성신학」 2025 여름호(제101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막달라 마리아에 대해서 서방교회와는 다르게 동방교회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극단적 수구 진영에 대한 엄격한 심판 있어야"

창간 68년을 맞은 「기독교사상」(이하 기상)이 지난달 지령 800호를 맞은 가운데 다양한 특집글이 실렸습니다. 특히 이번 호에는 1945년 해방 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김경재 교수는 '사이-너머'의 신학자였다"

장공기념사업회가 최근 고 숨밭 김경재 선생을 기리며 '장공과 숨밭'이란 제목으로 2025 콜로키움을 갖고 유튜브를 통해 녹화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경직된 반공 담론, 이분법적 인식 통해 기득권 유지 기여"

2017년부터 2024년까지의 한국의 대표적인 보수 기독교 연합단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의 반공 관련 담론을 여성신학적으로 비판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인간 이성 중심 신학에서 영성신학으로

신학의 형성 과정에서 영성적 차원이 있음을 탐구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인수 교수(감신대, 교부신학/조직신학)는 「신학과 실천」 최신호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안병무 신학, 세계 신학의 미래 여는 잠재력 지녀"

안병무 탄생 100주년을 맞아 미하엘 벨커 박사(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 명예교수, 조직신학)의 특집논문 '안병무 신학의 미래와 예수 그리스도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위험이 있는 곳에 구원도 자라난다"

한국신학아카데미(원장 김균진)가 발행하는 「신학포럼」(2025년) 최신호에 생전 고 몰트만 박사가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전한 강연문을 정리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 위기는 전통의 사수와 반복에만 매진한 결과"

교회의 위기는 시대성의 변화가 아니라 옛 신조와 전통을 사수하고 반복하는 일에만 매진해 세상과 분리하려는, 이른바 '분리주의' 경향 때문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