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UN 사무총장 ⓒ외교통상부 |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지난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인터네셔널 헤럴드 트리뷴에 여성인권 관련 글을 기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6일자 신문에 ‘더 이상의 잔혹한 범죄는 없다’는 제목으로 기고한 이 글에서 반기문 사무총장은 최근 콩고 동부지역에서 만났던 어린 소녀와의 만남 그리고 그 소녀가 사는 이야기를 통해 여성인권, 아니 ‘인권’이란 개념 조차 모른채 인권 침해를 당하고 있는 소녀의 모습을 그리며 여성인권의 중요성을 환기시켰다.
얼마 전에 반 사무총장이 콩고 동부지역에서 만난 18세 소녀는 그에게 충격적인 말을 건냈다. 연말을 향해가던 작년, 그녀가 살고 있는 북 Kivu의 Nyamilima라는 도시에 제복을 입은 무장 남성들이 나타났다. 군인이었던 이들은 총을 발사하기 시작했고, 그녀는 도망치려 노력했지만 끝내 네 명의 남성들에게 붙잡혔다.
반 사무총장은 “그리하여 그녀는 이렇게 잔혹하고 혐오스러운 범죄의 피해자가 되었다”면서 “다른 여성들에 의해 발견된 그 소녀는 죽기 일보직전의 상태였고 서둘로 지역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전했다.
반 사무총장이 당시 만난 이 소녀는 군인들의 잔혹한 행위의 결과로 신체에(질과 직장의 벽) 심각한 손상을 입었고 그로인해 여러 감염에 노출돼 있었다.
그는 “이것은 선진국에선 자주 일어나지 않는 정신적 충격이 큰 성격의 범죄지만, 콩고에서는 성폭력이 전쟁을 향한 무기로 일상화되고 있다”고 했다.
그녀를 담당하고 있는 ‘HEAL Africa’의 한 의사는 이러한 사건들을 매일 경험한다고 말하며 이 병원에선 작년 한 해 동안 대략 4,800여명에 달하는 성폭력 희생자들에 대한 치료가 있었고 그 중에 거의 절반은 미성년자였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런 사건을 경험한 반 사무총장은 그 길로 조세프 카빌라(콩고민주공화국 대통령)에게 “저는 성폭력 범죄에 대항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반 사무총장은 콩고 동부에 주둔한 콩고군 사령관들에게도 그 소녀의 이야기를 해주었고, 정부관리와 의원들, 경찰서장, 의회의 수장들 및 지역 관계자들에게도 이 사건에 관해 똑같이 말했다고 이 글에서 전했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여성을 향한 성폭력은 인도에 반하는 범죄이며 이것은 UN이 지키려는 모든 가치에도 어긋나는 것”이라며 “죽음, 상처, 치료비용, 실직 등의 드러나는 피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지만 성폭력의 여파는 지속적이고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이라고 했다.
그는 끝으로 “여성을 향한 이러한 폭력은 어떠한 형태와 상황 그리고 어떠한 정치적 지도자와 정부에 의해서도 묵인되어선 안된다”며 “이것은 ‘세계 여성의 날’(3월8일)에 맞춰 우리의 목소리를 높이기에 걸맞은 목표이기도 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