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의 잔혹한 범죄는 없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IHT), 2009.3.6
최근 콩고 동부지역에서 보았던 일련의 사건들은 저를 경악하고 슬프게 만들었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18살 소녀가 제게 충격적인 사건을 이야기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연말을 향해가던 작년, 그녀가 살고 있는 북 Kivu의 Nyamilima라는 도시에 무장 남성들이 나타났습니다. 그들은 제복을 입은 군인이었고, 총을 발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도망치려 노력했지만, 네 명의 남성들에게 사로잡히고 말았습니다. 그리하여 그녀는 이렇게 잔혹하고 혐오스러운 범죄의 피해자가 되었습니다. 다른 여성들에 의해 발견된 그 소녀는 죽기일보직전의 상태였고 서둘러 지역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저는 그 소녀를 콩고 동부의 주도인 Goma의 한 병원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그녀를 향해 행해진 잔혹한 행위의 결과로 신체에(질과 직장의 벽) 심각한 손상을 입었고 그로인해 여러 감염에 노출된 상태였습니다. 이것은 선진국에선 자주 일어나지 않는 정신적 충격이 큰 성격의 범죄지만, 콩고에서는 성폭력이 전쟁을 향한 무기로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그녀를 담당하고 있는 ‘HEAL Africa’의 한 의사는 이러한 사건들을 매일 경험한다고 말합니다. 제가 방문했던 토요일에 무려 10건에 달하는 피스툴라(fistula·강간, 폭력으로 성기가 망가져 소변이 질로 흘러나오는 병)수술 일정이 잡혀있었습니다. 이 병원에선 작년 한 해 동안 대략 4,800여명에 달하는 성폭력 희생자들에 대한 치료가 있었고 그 중에 거의 절반은 미성년자였다고 밝혔습니다. 이 수치는 제가 최근 뉴욕에서 만났던 Denis Mukwege, 남 Kivu의 PANZI 병원 대표가 밝혔던 희생자보다 더 많습니다.
그래도 제가 만났던 이 여성은 운이 좋은 축에 속합니다. 하지만 의사들은 ‘그녀의 외상은 치료할 수 있겠지만, 영혼의 상처역시 치료할 수 있겠느냐’며 반문합니다. 그녀는 육체적 상처 뿐 아니라 마음속의 고통으로 괴로워 할 것입니다. 그녀는 이런 억울한 수치스러움으로 인해 가족들과 마을에서 추방당했고 앞으로 모든 것을 혼자 이겨나가야 할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저는 이 사건을 전해 들으며 할 말을 잃었습니다. 비록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느끼지만 제 분노의 목소리를 높여야겠다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날 오전에 뵈었던 조세프 카빌라, 콩고민주공화국 대통령께 이러한 문제점을 알려드렸습니다. 저는 성폭력 범죄에 대항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HEAL Africa’를 방문한 이후, 저는 콩고 동부에 주둔한 콩고군 사령관들에게 제가 들었던 이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또한 정부관리와 의원들, 경찰서장, 의회의 수장들 및 지역 관계자들에게 이 사건에 관해 똑같이 말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주변지역의 반란군에 대항하기 위해 콩고군에 합류한 르완다의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을 Kigali에서 만나 같은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저는 제가 만났던 모든 사람들에게 이것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여성을 향한 성폭력은 인도에 반하는 범죄이며 이것은 UN이 지키려는 모든 가치에도 어긋나는 것입니다. 죽음, 상처, 치료비용, 실직 등의 드러나는 피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성폭력의 여파는 지속적이고 눈에 보이는 것 이상입니다. 피해를 입은 여성들과 그들의 가족, 마을, 사회 전체에 미치는 충격의 여파는 그녀들의 삶을 산산조각내기 때문에 수치로 환산할 수 없습니다.
흔히들 여성들을 직조자들(weavers)이라고 말하고 남성들은 전사들(warriors)라고 일컬어집니다. 세계의 많은 곳에서 여성들은 우리를 먹일 농작물을 경작하고 출산과 양육을 함으로써 사회의 조직을 이룩해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을 향한 범죄는 우리 삶과 우리 사회의 근간을 위협하는 범죄입니다.
상당히 자주 이러한 범죄들이 형벌을 면하고, 가해자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습니다. 2007년 초, UN은 콩고의 정치적, 사법적 지도자들에게 강간사건에 관련하고 군대 내에서 고문을 자행한 이유로 명백하게 고발된, 다섯 명의 고위 군사 장교들의 명단을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을 향한 기소는 지금까지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 중 네 명은 지금까지 군대의 고위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명백하게 이러한 점들은 변화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가 실현되길 희망합니다. 올 초, 한 무리의 반란군이 해산하고, 국군에 통합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정부는 르완다와의 연합 군사작전으로 또 하나의 주요 반란집단을 민간인 중심지에서 몰아내는데 성공했습니다.
만약, 콩고 동부의 전쟁이 멈추거나 현저하게 감소한다면 130만의 난민이 안전하게 집에 돌아올 수 있고 그들의 삶을 재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여성들을 향해 자행된 범죄를 겨냥한 법률들은 덜 빈번해 질 것입니다. 아마도 언젠간 이 모든 것이 종결될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이것은 ‘세계 여성의 날’(3월8일)에 맞춰 우리의 목소리를 높이기에 걸맞은 목표이기도 합니다.
여성을 향한 이러한 폭력은 어떠한 형태와, 상황 그리고 어떠한 정치적 지도자와 정부에 의해 묵인되어선 안 됩니다. 지금이 바로 변화될 시점이며 우리의 목소리를 높입시다.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