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YWCA연합회(회장 차경애)는 1월21일(목) 오후 서울 명동 한국YWCA연합회 강당에서 퍼시픽 링크스 재단 대표이사이자 공동창립자인 디에프 부옹(Diep Vuong) 초청강연회를 개최했다.
디에프 부옹은 베트남 난민 출신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부옹은 특히 지난 20년 동안 베트남 여성들의 역량 강화에 집중해 6,200명의 소녀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한편, 인신매매 예방 교육과 인신매매 여성들의 자립을 위한 쉼터를 운영 중이다.
부옹은 이날 강연에서 인신매매의 실태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UN은 인신매매를 "착취 목적으로 무력이나 강요 등 다른 여러수단을 동원해 사람을 모집하거나, 이동, 은닉하는 전반적인 행동"이라고 정의했다. 부옹은 이 같은 정의를 들면서 "2015년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노예 상태에 있는 인구수가 2천1백만여 명에 이른다"며 "그 규모는 1천 500억 달러에 육박한다"고 전했다. 이어 "베트남의 경우, 인신매매 피해자의 80퍼센트가 여성과 소녀들이며, 더욱 놀라운 건 인신매매 모집책의 60퍼센트가 이전에 인신매매 피해경험이 있는 여성들"이라고 했다.
인신매매 피해 여성들은 성폭력 위험은 물론 강제노동, 그리고 지속적인 폭력의 순환고리에 노출된 실정이다. 부옹은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고자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였다. 중국, 베트남, 라오스 국경 등지에서 현지 경찰과 협력해 경찰이 인신매매 피해자를 발견했을 때, 피해자들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경찰들에게 대화법을 가르쳤다. 또 피해여성들이 마음을 열 수 있도록 생필품 패키지도 제공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이러한 여성과 소녀들을 위한 장학금 지원과 취업 연계 지원을 통해 착취에 노출된 여성들이 취약 상태에서 벗어나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한 참석자가 "베트남전에서 한국군에 의한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를 표한다. 한국에서 최근 이슈가 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야기 해 달라"고 질문했다. 부옹은 "이렇게 대표해서 사과를 표해주시니 감사드린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는 과거의 잘못에 대해서는 분명히 사과하고 그 당시의 일들을 정확히 평가해야 한일관계에서 앞으로의 미래를 계획할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부옹은 끝으로 젊은 활동가들에게 "한국YWCA의 프로그램이 여성과 청소년들에게 주는 영향력과 그 이후에 가져올 변화를 생각하고, 당장 눈앞에 놓인 일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향해 우리가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을 가지고 책임감 있게 활동해주기 바란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