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쾰른 집단 성폭력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무슬림의 '타하루시'(Taharrush)가 영문으로 집단 강간놀이(group rape game) 등으로 번역돼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타하루시'가 오역돼 이슬람 혐오를 유발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동에서 활동한 바 있는 김동문 선교사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타하루시, 중동 집단강간 범죄 관련 보도에 대한 유감'에서 "'타하루시'는 집단 강간놀이로 번역될 수 없는 것이고, 중동에서 자행되고 있지도 않다"면서 "다른 유사 매체에서 언급하는 무슬림의 강간문화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 선교사에 따르면, 타하루시 가마'이(taharrush gamea / taḥarrush gamāʿī, 한국어로 그 발음을 정확하게 표기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는 이집트 사투리로 집단 따돌림 또는 괴롭힘을 뜻한다. 이 단어에서 '집단'을 뜻하는 단어 gamea(물론 이 단어는 taḥarrush gamāʿī를 영역하면서 생긴 1차 오기에 해당)가 다른 영문 매체 등에 옮겨지면서, game '게임' 또는 '놀이'로 오역된 것이다.
김 선교사는 이어 '타하루시'는 "중동에서 자행되고 있는 집단강간문화가 아니"라며 "그 출처인 이집트에서도 2005년 이전에는 없던 단어"라고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이집트에서 조차 "성희롱이라는 의미로, 집단 따돌림 또는 괴롭힘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곤 했다"며 "일본어의 '이지매' 같은 어휘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타하루시, "중동의 집단강간문화"라는 묘사는 왜곡
하여 김 선교사는 '타하루시'를 지목하며 "중동에서 집단강간문화가 있는 것처럼 묘사하는 것은 사실과 다른 것"이라며 "그런 '문화'가 있다는 주장은 왜곡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매체에 보도된 내용 중 "타하루시는 정숙하게 차려입지 않은 여성을 공개된 장소에서 처벌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어 죄책감 없이 이런 끔찍하고 충격적인 성범죄를 저지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는 내용을 직접 인용한 그는 해당 내용이 "왜곡된 언급"이라고 강조했다.
김 선교사는 쾰른 집단 성폭력 사태를 겨냥해 "이번과 같은 성추행, 성희롱, 성폭행 사건이 벌어진 것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옳은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런 식의 기사와 제목 선정, 내용 해설 등은 마치 중동 (남자)사람들을 잠재적인 성폭력범으로, 집단강간범으로, 무슬림을 그런 존재로 호도하는 듯한 표현은 지나치게 선정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고 거듭 밝혔다.
끝으로 김 선교사는 "(타하루시가)저들의 오래 동안 계속되어온 하나의 문화라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이라며 "일어난 사건에 대한 해석의 부적절함으로, 이슬람 세계와 무슬림에 대한 혐오감을 조장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