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에서 사망한 지 11개월 만에 발견된 여중생 이모 양(사건 당시 13세)의 시신이 발견된 가운데, 이 양의 아버지가 3일 긴급 체포됐다. 범인은 이 여중생의 아버지이자 독일 유학파 출신 목사인 것으로 드러나 교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경찰 발표와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하면 범인인 아버지 목사 이모 씨(48세)는 부천 원미구의 한 교회 담임이자 지난 학기까지 국내 유명 모 신학대 겸임교수로도 있었다고 한다. 2007년 이 양의 친모가 암으로 사망하자 2009년 백모 씨(41)와 재혼했다.
이 씨와 이모 양의 계모인 백모 씨는 사건 당일 가출했다가 귀가한 딸을 빗자루·빨래건조대·쇠봉 등으로 무려 5시간 동안 폭행했고, 이 양이 숨진 뒤에는 이불을 덮고 냄새제거제와 방향제 등을 뿌리면서 시신을 방치했다고 한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기도하면 딸이 부활할 것이라 믿고 촛불을 켜고 기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이응봉 씨는 딸 시신이 방치된 방안에 양초 등을 켜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동학대와 관련된 사건에 목사가 연루되어 기독교계에서는 목사의 인성 등을 둘러싼 자질 논란이 다시금 고개를 들 것으로 보인다. 목사 양성 제도에 관한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여론은 계속 있어왔다. 앞서 교회사가 이장식 한신대 명예교수는 목사교육에 관한 칼럼에서 "신학교는 한갓 직업학교가 아니고 예수 그리스도의 종이 되는 길을 배우는 곳이며, 세상적인 무엇을 애써 얻으려는 방법을 배우는 곳이 아니고 나의 생과 모든 것을 남을 위해 주고 바치는 길을 배우는 곳"이라며 신학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신학교육 철학이 무색하게 최근 제대로된 신학교육 과정도 거치지 않고, 소위 학위장사를 위해 목회학 학위를 남발하는 신학교들이 우후죽순 늘고 있어 함량 미달의 목사 배출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