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목사(높은뜻연합선교회 대표)는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부천 여중생 살해 사건에 심경을 토로했다. 사역차 태국 치앙마이에 체류하고 있는 그는 이번 사건에 대해 "그 딸아이를 때려 숨지게 하고 시체를 방치해 둔 아버지가 목사이고 독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교수라는 사실이 우리를 더욱 놀라게 했다"며 "사람들은 '어떻게 목사가? 어떻게 박사가? 그럴 수 있느냐'고들 이야기하면서 놀라워하고 경악해한다. 다분히 그럴 만한 사건임에 틀림없다"고 말을 이었다.
이번 사건의 중심 인물의 타이틀이 "목사"이자 "박사"라는 것에 여론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데에 김 목사는 "그 놀라움과 경악 속에는 목사는 다른 사람보다 좀 낫고, 박사는 다른 사람들과 다른 사람일 것이라는 환상이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반문한 뒤 "죄송하지만 착각"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이어 "목사든, 박사든, 놀라워하며 경악해하는 사람이든, 그게 나든...사람은 누구나 다 순식간에 그런 범죄를 저지르고 그런 식으로 대처할 수 있다"며 "순식간에, 그게 사람"이라고 했다. 목사든 박사든 누구든 한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의 주장이 부천 여중생 살해 사건 범죄자로 지목된 목사 부부를 감싸려는 의도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김 목사는 "'그러니까 그런 범죄 별거 아니다'라거나 그 목사 부부를 감싸고 돌려고 그러는 것이 아니다. 그 목사 부부는 법이 정한 정당한 형벌을 받아야만 할 것"이라며 "내가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은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목사가, 박사가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는 식으로 말하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다만 그는 "사람은 누구나 다 그럴 수 있다. 목사도, 박사도 그럴 수 있다. 그게 사람이고, 목사고, 박사다. 나도 얼마든지 그런 범죄를 저지를 수 있고, 순간의 두려움과 당황 때문에 그런 식으로 은폐했다가 시간이 지나 드러날 수도 있다"며 "아무리 생각해도 난, 그 목사 부부와 내가 전혀 다른 종류의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김 목사는 "내 속에도 그 목사가 있고, 내 안에도 그 박사가 있다"며 "그래서 무섭다. 그래서 두렵다. 그래서 난 내가 무섭다"고 고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