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을 맞아 국내 보수교단연합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이영훈)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대표회장 조일래)이 나란히 성명을 내놓았다. 두 연합체는 3.1운동에 스민 민족정신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현 시국에 대해서는 결을 달리했다.
한기총은 ‘제97주년 3.1절을 맞으며'라는 제하의 성명을 통해 " 3.1독립만세운동에는 우리나라의 평화적·자주적 독립을 위해 수많은 희생과 고통이 있었지만, 그 불굴의 민족혼이 담긴 정신이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있게 했으며, 한반도를 넘어 아시아와 전 세계 모든 나라와 민족 가운데 자유, 평등, 박애 정신을 확산시킬 뿐 아니라 인류 평화에 크게 이바지하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기총은 그러면서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지켜왔던 보수적이고 복음적인 신앙 전통을 계승해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교연은 3.1절 메시지에서 "3월1일은 일본제국주의의 총칼 아래 신음하던 우리 민족이 정의와 평화, 자유를 세계만방에 외침으로 세계사의 물줄기를 돌려놓은 역사적인 3.1운동이 발발한지 97주년이 되는 날"이라고 하면서도 "우리의 비극의 역사는 97년이 지난 오늘, 일본이 일제 36년간의 국권 침탈과 주권 유린 행위를 사죄, 반성하기는커녕 과거 주변국을 총칼로 침탈했던 군국주의의 향수에 젖어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군사재무장 야욕을 포기하지 않는 한 영원이 끝날 수 없다"고 선언했다.
특히 한교연은 "제국주의에 광분하는 일본 아베 내각이 대한민국의 고유영토인 독도에 대한 영유권 침탈행위와 역사교과서에 자신들이 저지른 추악한 과거를 미화, 왜곡하는 행위를 중단하지 않는 한 한일 양국의 미래도 없다. 일본 정부는 한일 외교장관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조치에 합의한 후 말로는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 반성을 표명했으나 사죄와 책임에 따른 진정성 있는 행동과는 상반된 파렴치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며 아베 정권에 날을 세웠다.
반면 한기총은 친정부적 성향을 드러냈다. 한기총은 현 정부가 추진 중인 4대개혁을 언급하면서 "역사상 변화와 개혁이 쉬웠던 적은 없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변화와 개혁을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 결실은 반드시 돌아온다는 것이다. 변화와 개혁이라는 과제를 등한시한다면 건강한 대한민국을 이룰 수 없듯이 공공, 노동, 금융, 교육의 4대 개혁은 반드시 완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기총은 3.1절 성명에 앞서 22일(월) 테러방지법의 즉각 통과를 촉구하는 등 정부 편향 행보를 노골화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