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교에서 강의하던 강사가 여성안수가 이뤄지도록 기도했다는 이유로 강의에서 배제될 수 있을까? 총신대학교(총장 김영우)에서 이 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발단은 지난 해 12월14일 총신대 세미나실에서 열린 신대원 여동문회 송년모임이었다. 대표기도에 나선 A씨는 여성안수를 허락해 달라는 취지로 기도했다. 이러자 설교를 맡은 김영우 총장은 원래 예정했던 설교를 바꿔 성차별적인 내용의 설교를 했다. 김 총장은 "여성안수 반대는 개혁신학의 보루다"며 "여성안수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이 학교에서 여성학을 강의하는 B박사는 자신의 SNS에 김 총장의 언급이 "오히려 성경적이지 않다"고 적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학교 측은 B박사가 맡은 과목 가운데 학부 과목인 ‘현대사회와 여성'은 개설 유보를, 평생교육원 과목인 ‘한국사회와 여성문제'에 대해선 폐지 조치를 취했다.
B박사는 학교 측에 갑작스런 조치를 취한 경위를 물어봤지만 "행정상의 문제"라는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총장과도 접촉하려 해봤지만 연락이 여의치 않았다. 이와 관련, 김 총장은 다른 기독교 인터넷 신문과 접촉해 "총장은 강사 배정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취재 결과 김 총장의 입장은 사실과 어긋나 보인다. 익명의 학교 관계자는 김 총장이 해당 강사들의 배제를 강력하게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의 언질은 B박사에게도 알려졌다.
B박사는 "총장의 여성차별과 무시 성향 때문에 여성의 지위와 역할을 가르치는 나를 못마땅하게 생각했다는 인상이 강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예장합동 교단은 여성을 홀대해 왔다. 총신대 역시 여성을 학위과정에 받으면서도 정작 강좌를 맡게한다거나 신학교수 임용을 해주지 않는다. 더구나 여성 관련 과목을 강의한다는 이유로 7년 넘게 강단에 선 강사를 배제했다. 이런 행태를 외부에 알려나가고자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