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0일(일)은 교회력으로 성지(聖枝)주일이다. 성지주일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수난 당하기 전 예루살렘 시민들의 환영을 받으며 입성하신 일을 기념하는 주일이며, 일반 개신교회에서는 종려주일이라고도 한다. 시민들은 손에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찬미 받으소서 호산나'를 외치며 예수를 환영했다. 성지주일은 성주간, 즉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십자가 죽음을 기억하고 묵상하는 주간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기도 하다.
대한성공회 서울 주교좌교회(주임사제 주성식 모세 신부)는 성지주일을 맞아 교회 앞마당에서 성지축복식을 열고, 이어 모든 성도들이 종려가지를 손에 들고 교회 주위를 순행하는 예식을 가졌다. 성공회 측은 매년 성지주일마다 각 교회 별로 성지축복 예식을 진행한다. 성공회 걷는교회, 노다지교회, 국밥집교회, 도심속 수도원 '신비와 저항', ‘함께 걷는 교회' 등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성지축복식과 함께 ‘KTX 여승무원 직접고용과 후원기금 마련을 위한 고난주일 연합 감사성찬례'를 봉헌했다.
축복식에 이어 진행된 주일 감사성찬례에서 주성식 신부는 "성지주일로 시작되는 성주간은 예수의 수난을 마음에 담고 비극을 준비하는 날들"이라면서 "광야의 고난과 예수를 환영하며 부활의 길을 가는 희망 속에 성찬례를 봉헌한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 주교좌교회는 ‘종려가지와 십자가 사이 - 인간의 배신과 희망'이라는 제목의 메시지를 통해 신도들에게 아래와 같이 당부했다.
"‘호산나, 찬미받으소서'하며 외치던 환호와 ‘그 사람을 죽이시오'하는 성난 외침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종려가지를 들고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축하하던 사람들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고함치는 데는 불과 며칠이 걸리지 않습니다. 성지를 축복하고 손에 받아든 채로 우리는 주님의 수난 복음을 듣습니다. 이 격렬한 변질과 모순의 순간을 성주간 전례 안에서 우리 자신과 사회를 돌아보며 뼈아프게 직시하라는 부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