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북리뷰] 하나님은 선하신 목자이다

선한목자/케네스 E.베일리/류호준, 양승학/새물결플러스/방영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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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새물결플러스)
▲『선한 목자』 겉 표지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소중한 기억이 있다. 이전에 고등부를 담당할 때 모의고사가 있었던 날 하교시간에 내가 학생들을 교문 밑에서 기다리겠노라 약속하고 남고 정문 아래에서 기다렸던 적이 있다. 그리고 모의고사날 나는 약속대로 학생들을 기다렸고 시험이 마치자 똑같은 교복과 짧은 머리와 우중충한 남학생들이 시끄럽게 소리지르며 벌떼처럼 밀려 내려왔다.

그때 나는 신기한 경험을 했는데 마치 군복을 입혀놓은 것처럼 하나 같은 무리들이 달려내려 오는데 내가 담당하고 있는 고딩들이 내 눈에 다 들어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 또한 '도사~임"이라고 부르며 나를 향해 돌진하였다. 또한 무리들 틈에 껴서 나를 보지 못한 학생들이 보일 때 내가 학생의 이름을 부르면 그들은 듣는 즉시 나를 향해 뛰어와서 이미 모인 친구들과 뭉치는 일이 있었다. 나는 그때 이게 선한 목자와 양이구나, 돈주고 살 수 없는 관계가 예수님을 통해 맺어졌구나하며 감동했었다.

이 책은 시편 23편에서부터 예레미야 23장 에스겔 34장 스가랴 10장과 누가복음 15장 마가복음 6장 마태복음 18장 요한복음 10장 그리고 베드로전서5장, 약 천 년의 시간까지 성경을 선한목자라는 주제로 신구약을 넘나들며 선한목자가 누구이며 잃어버린 양을 향해 목자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악한 목자는 어떤 심판을 받고 선한 목자는 어떤 댓가를 지불하는지에 대한 내용으로 점점 그 의미가 확장되며 구체화 되고 있다.

한 때 시편 23편에 대한 책을 몇 권 참고하며 초대교회부터 이렇게 중요한 주제였고 많이 설교된 본문이였구나하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이렇게 성경을 전체로 묶어내는 핵심으로 관통시키니 저자의 성경실력에 놀라기도 했다. 그리고 다른 어떤 현대의 사본보다 중동과 아랍의 사본과 자료들을 참고하여 당시의 신발을 신고 성경과 목자와 양을 해석하는 저자의 글을 보며 더 신뢰가 가게 되었다.

책에 대한 요약보다는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을 세 가지 정도 적어보면 첫째, 시편 23편 3절에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라는 구절은 전통적으로 하나님께서 우리 영혼을 회복시킨다는 은혜로운 해석으로 가르쳐져 왔다. 그러나 저자는 그런 의미보다 시리아역과 아르메니아역 등 중동의 사본과 자료와 문화를 기초로 그런 영적침체에서 회복되는 강하고 군사적인 의미가 아니라 "그가 나를 잘못된 길에서 옳은 길로 데려가신다"는 정도로 부드럽고 따뜻하게 해석한다.

실제 9개의 본문 전체에서도 이 소생시킨다는 말씀은 중요한데 우리는 하나님께서 영혼을 소생시킨다는 의미를 통해 교회는 강력해져서 세상을 장악하고 통치해야하는 세력을 확장하는 말씀으로 가르쳐왔고 또한 약해져 있는 성도에게도 죄와 무지에서 일어나 세상을 이기는 군사요 세상을 향해 정면돌파하는 성도가 되라고 큰 소리쳤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본문은 그런 강력한 망치가 아니라 우리가 바른 길에 서고 편하게 쉴 수 있게 하시는 하나님으로 그려진다.

뿐만 아니라 책 전체에서도 강조하는 것은 선한목자의 이미지는 초대교회에서부터 매우 중요하였는데 이 개념이 기독교가 유럽으로 전파되고 진리가 개념화 되면서 이 아름다운 그림이 쫓겨나게 되었고 메마르고 건조한 이미지를 안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저자는 성경이 쓰여진 중동의 목양적 배경과 초대교회 공동체 문화 속에서 이 선한목자의 상실을 아쉬워하며 그것의 회복을 기대하는데 추천사를 쓴 박영호 교수님은 이 원인을 개념화와 교리화된 서구적 기독교의 영향이라 잘 파악한 것 같았다.

두 번째는 시편 23편 6절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차려 주시고"라는 말씀이다. 이 말씀은 전통적으로 다윗이 원수에게 쫓기고 적으로부터 위협받는 상황속에서도 하나님께서 말씀의 상을 베풀어주셔서 영적으로 풍성히 채워주시는 의미로 설명하고 가르쳤다. 또한 목자의 이미지로 생각한다해도 스위스의 넓고 푸른 초원에서 목자가 양을 인도하여 신선하고 깨끗한 초장으로 인도하는 상상을 했다.

그러나 본문은 당시의 지역적 특징상 그런 일은 불가능하고 주인과 손님의 관계에서 설명한다. 즉 상을 차린다는 것은 당시의 여성만 하는 일이였으니 여기서 저자는 양을 향해 음식을 제공하시는 하나님의 여성성을 강조한다. 푸른 초장으로 인도하고 이리와 곰과 주위의 공격으로부터 양들을 보호하는 강한 남성성과 함께 저자는 섬세하고 돌봄이 따뜻한 여성성을 소개한다.

그리고 구약의 선한목자의 본문에 나오지 않는 이 여성성은 누가복음 15장에 예수님의 비유에서 다시 나타나게 된다. 누가복음 15장에 드라크마의 비유에서 잃어버린 동전이 그동안 관심의 대상이었는데 저자는 온 집안을 쓸며 동전을 찾는 여인에게 집중하고 있다. 또한 집을 나간 탕자가 다시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왔을 때 아버지는 잔치를 베푸는데 이 말씀은 아들을 위한 게 아니라 아버지와 아들이 화해된 것에 대한 기쁨과 감사의 잔치상이었다.

즉 원수의 목전에서 상을 베푼다는 것은 강하고 굴직한 이미지보다 하나님의 더 친밀하고 감동이 있는 여성성이 돋보이는 장면이다. 또한 원수의 목전에 이루어지는 잔치는 영혼을 풍성히 채우는 것을 넘어 탕자의 이야기에서 보듯 돌에 맞아 죽어야 될 아들을 살리는 아버지의 노력과 사랑을 높이게 되는 것처럼 어떤 상황에서든 내 백성을 보호하는 하나님을 높이고 송축하게 되는 말씀이다.

세 번째는 예레미야서의 목자와 관련하여 나오는 말씀인데 바벨론에서의 귀환이 출애굽 때의 역사보다 더 능력있고 본질적인 일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선한목자가 있다면 악한 목자가 있고 예수님도 그들에 대해서 말씀하시는데 그들은 양들을 흩어버리고 이용하고 죽이는 일을 한다. 하지만 선한목자는 흩어진 양들을 모으고 상처받은 양들을 치유하고 두려워 떨고 있는 양들에게 이름을 부르며 다가가 다시 무리로 불러들이는 일을 한다.

즉 하나님께서 바벨론에서 다시 백성을 귀환시키는 것은 선한 목자의 역할과 임무로 파악하고 있다. 70년 동안 강대국으로 흩어져서 노예로 전락하여 좌절과 공포속에서 살았던 백성이 다시 고국으로 다시 어머니품으로 돌아온 것은 선한목자의 인도로만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다. 선한 목자는 그렇게 잃어버린 양들을 찾는 사람이고 그렇기에 이 역사가 선한목자의 사역과 연결되어서 본질적으로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끝으로 이 책의 특징은 저자의 오랜 중동생활을 바탕으로 한 문화와 사회적 배경으로 목자와 양의 설명이 잘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본문에 나오는 양과 목자의 대한 이야기를 보다 더 실제적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전통적인 사본보다 그동안 잘 다루지 않고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은 중동과 아랍의 사본을 통해 당시의 배경에 맞게 새로운 해석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선한목자라는 주제로 신구약을 넘나드는 말씀의 깊이와 통찰을 알게 된다.

책에 대해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학문성이 강조되는 책이라는 점에서 이해는 되지만 선한목자라는 말씀은 우리에게 굉장히 은혜가 풍성하고 치유가 되고 위로가 되는 주제인데, 책을 보며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었지만 마음을 적시고 감동이 되고 크게 은혜가 되는 점은 선한목자라는 주제가 가지고 있는 풍성함에 비해 미미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주제가 자칫 학문적으로만 다루어지고 미학적으로만 풀어지게 될까봐 조심스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이 책과 함께 김남준 목사님의 시편 23편을 함께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 책을 통해 시편 23편의 말씀이 가지고 있는 복음의 부요함을 발견하고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가 얼마나 소중한지 감동하고 감사하며 읽고 공부했었다. 그래서 처음 대학부를 담당했을 때 이 책을 통해 리더들과 스터디를 했었는데 하나님의 존재와 성품을 풍성히 경험하고 누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하나님은 선하신 목자이다. 인간의 불만이 하나님의 이 선하심을 폐할 수 없다. 인간의 고난이 하나님의 선하심을 왜곡할 수 없다. 이 책을 통해 선한목자가 어떤 분이시고 그리고 어떻게 백성을 인도하시고 사랑하시는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성경전체가 어떻게 이 주제로 연결되고 구성되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인생의 시작과 과정과 마무리까지 우리의 선한목자가 되신다는 사실이 묵상하면 할수록 감격스럽다. 이 은혜를 본질을 알기를 원하는 자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기사제공: 크리스찬북뉴스(www.cbooknews.com)

온라인이슈팀 newspaper@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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