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발생 2주기인 4월16일(토), 서울 광화문 광장은 추모 인파로 가득했다. 날씨는 좋지 않았다. 아침엔 맑았다가 정오를 지나면서 흐려지더니 오후 2시 이후 빗방울이 내리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광화문 광장으로 몰려 들었다.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분향소에 분향하려는 인파는 그야말로 장사진을 이뤘다.
분향소엔 더불어민주당(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정세균 의원의 모습도 보였다. 특히 김 대표의 방문은 뜨거운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바로 전날인 15일(금) 김 대표는 세월호 2주기 당일 경기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열리는 ‘세월호 2주기 기억식'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추모 문화제에 불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원들에게도 개인 자격으로 참석할 것을 지시했다. "국가 주도 행사가 아닌 곳에 당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참석할 경우 불필요한 정치적 공방이 일 수 있어 불참을 결정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여론의 시선은 싸늘했다. 총선 승리에 도취해 세월호 참사를 도외시한다는 목소리마저 불거졌다. 김 대표는 이런 여론을 의식한 듯 이날 오후 정 의원과 함께 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
오후부터 내린 빗줄기는 오후 6시를 넘기면서 더욱 굵어졌다. 마침 7시엔 광화문 광장에선 ‘세월호 참사 2년 기억·약속·행동 문화제'가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인파는 더욱 늘어났다. 광화문 광장 건너편 인도마저 인파로 넘쳐나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시민들은 악천후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염원했다.
광화문 광장을 휘감은 추모 분위기는 세월호가 잊혀지지 않았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반면, 국정 최고 책임자이며 국민의 안위를 지켜야 할 대통령은 어디에 있는지 도무지 보이지 않았다. 2년 전 사고 당일 7시간 동안 종적을 감췄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