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석 목사가 지난 24일 청파감리교회 주일예배 설교에서 미국 대통령 예비 경선 과정 중 공화당 유력 후보로 손꼽히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의 인기 배경에 대한 예리한 분석을 내놓아 이목을 끌었다.
김 목사는 "지금 미국은 대통령 후보 지명을 위한 예비 선거가 한참이다. 민주당에서는 힐러리 클린턴이, 공화당에서는 도널드 트럼프가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정말 뜻밖이다"라고 운을 뗐다.
김 목사는 이어 "미국의 소수자 집단과 이슬람에 대한 증오를 선동하고 있는 트럼프가 저렇게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을 보면 미국이 얼마나 두려움에 떨고 있는지를 여실히 알 수 있다. 트럼프는 그런 미국민들의 불안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라, 인종, 종교, 문화 등 경계선을 자주 거론하며 벽을 쌓아올리는 인상을 주고 있는 공화당 예비후보 트럼프의 '경계짓기'에 미국민들의 표심이 요동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목사는 앞서 "우리는 자주 습속의 지배를 받는다"라며 "네 편 내 편을 가르고 경쟁하는 일에 익숙하다. 내 편의 무리한 반칙은 너그러이 용납하지만 상대편의 반칙은 절대로 용납하려 하지 않는다. 사람은 인위적인 경계짓기에 익숙하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김 목사는 "나라, 인종, 종교, 문화는 사람들을 가르는 경계선 역할을 하곤 한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것이 동일성의 폭력이다. '우리'의 범주에 속하지 않은 이들은 위험하거나 불길한 존재로 취급된다. 그들은 제거되어야 할 적으로 규정되기도 한다"고 했다. 이처럼 '안전성'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동일성의 폭력'을 근거로 하고 있는 트럼프의 '경계짓기'에 미국민들이 교묘하게 이용당하고 있다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