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가톨릭, 사제서품 남성 전유 전통 포기하나?

스토얀 자이모브(Stoyan Zaimov)

교황 알현
(Photo : ⓒ Christian Post)
▲ 프랜시스 교황이 2015년 8월5일 바티칸 시 바울로4세 관에서 주간미사를 거행하기 위해 도착하자 신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프랜시스 교황은 로마가톨릭에서 여성이 부제(deacon)로서 봉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연구할 위원회를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게 되면, 성직의 남성 전유에 대한 역사적 관행이 끝나게 된다.

<내셔널 가톨릭 리포터>(NCR)지는 5월12일(목) 프랜시스 교황이 전 세계 가톨릭 여성수도자들 모임의 지도자들과 회합을 가진 뒤 위원회 설치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지도자들은 교황에게 성직에 대한 바티칸의 전통적인 입장을 재고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수녀들과 대화하면서 초기 교회사에서 여성 부제들의 설립에 대해 논의가 진행됐으나 그 역할이 무엇일지에 대해 명확한 결론이 없었다고 논평했다. 그리고 "그 문제를 연구할 수도 있는 공식적인 위원회를 설치하라구요?"라고 큰 소리로 묻고는, "나도 그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교회가 이 문제를 명확하게 정리해주면 좋겠습니다. 나는 동의합니다. 그렇게 하도록 전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제안을 접수하겠습니다. 이 문제를 명확히 정리해줄 위원회를 설치하면 제게도 유익할 것 같습니다."

여성을 성직에 임명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가톨릭의 입장은 몇몇 문서에서 강조되어 왔다. 예를 들어, 1994년 교황 존 폴 2세의 사도서신 <사제 서품>(Ordinatio Sacerdotalis)은 예수께서 남자들만 제자들로 세우신 대로 가톨릭교회도 남성 성직자만을 임명해야 한다고 언명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성공회공동체>와 같은 다른 주요한 교회들은 최근에 이 문제에 대한 자신들의 역사적 입장을 변경했다. 2014년 영국성공회는 여성을 주교에 임명하도록 허용했다.

교황이 위원회 설치에 동의하자 <가톨릭 사회정의를 위한 네트웍 로비>의 대표인 사이먼 캠벨 수녀는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타임>지에 실린 성명서를 통해 그녀는 "이 조처는 프랜시스 교황이 보여준 포용적 사회에 대한 비전을 완벽히 대변하는 또 다른 사례이다. 그 사회는 우리 각자와 모두의 독특한 재능과 장점들을 존중하고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장이다"라고 말했다.

"포용성은 장점이다. 국외자가 내부를 기웃거리는 일도 없고 내부자가 외부인을 배제하기 위해 음모나 계략을 꾸미는 일도 없다. 모두가 공동의 선을 위해 함께 일하는 것만 있을 뿐이다. 하지만, 정치나, 교회나, 어떤 단체에서든, 이것에 저항하는 사람은 언제나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번 미국 대선의 후보 경쟁에서 보듯이 우리를 분열시키는 것을 권력 구축의 도구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언제나 나타나기 마련이다. 프랜시스 교황은 그렇게 할 만큼 미숙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용납되기라도 한다면, 교회는 더 강력해질 것이다. 마치 우리를 공동의 목적 아래 통합시키려는 노력이 국가를 부강하게 만들어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한편, 전 세계 약 50만 명의 수녀들을 대변하는 <국제수녀원장연합회>는 전 세계 여성수도자들로 하여금 "제1세계 사회보장정책"을 거부할 것을 요청했다. 그 정책은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환경파괴를 저지하려는 사역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국 성요셉수녀회의 캐럴 진 수녀는 제1세계에서 생활하는 이점, 즉, 직업, 교육, 주거의 안정 등이 "양심의 마비와 공감의 부족을 불러와서 고통을 인지하지 못하고 우리가 보고 싶은 것만 보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그 회의에서 경고했다. 여성 사제 임명에 대한 교황의 태도는 사회통합을 위한 수녀들의 이러한 노력에 전향적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기사출처: http://www.christianpost.com/news/pope-francis-ready-to-end-historic-all-male-catholic-clergy-163843/#FQiff4c2SUbuIjKb.99

이인기 ihnklee@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16세기 칼뱅은 충분히 진화론적 사유를 하고 있었다"

이오갑 강서대 명예교수(조직신학)가 「신학논단」 제117집(2024 가을호)에 '칼뱅의 창조론과 진화론'이란 제목의 연구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정태기 영성치유집단이 가진 독특한 구조와 치유 의미 밝혀

정태기 영성치유집단을 중심으로 집단리더가 구조화된 집단상담 프로그램에서 무엇을 경험하는지를 통해 영성치유집단이 가진 독특한 구조와 치유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김학철 교수, "기독교 신앙인들이 진화론 부정하는 이유는..."

연새대 김학철 교수(신학과)가 상당수 기독교 신앙인들이 진화론을 부정하고 소위 '창조과학'을 따르는 이유로 "(진화론이)자기 신앙의 이념 혹은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아우구스티누스 사상의 모호성을 극복하는 원효의 체상용의 삼위일체론

아우구스티누스 사상과 원효의 체상용의 불교철학 사상을 비교 연구한 글이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손호현 교수(연세대 신과대학)는 얼마 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