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이달 필리핀에서 발생한 한국인 선교사 심모(57) 씨를 살해한 필리핀인 피의자 E(25·무직) 씨를 강도살인 혐의로 검거했다고 30일 밝혔다. 고 심 선교사는 인천 숭의교회 파송 싱가포르 선교사를 거쳐 지난 2000년부터 필리핀 메트로마닐라 동북부 지역에서 현지인 사역을 수행해 왔다. 현재 파송교회는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전용재 감독회장) 중부연회 인천동지방 소속 지구촌선교교회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E씨는 지난 20일 오전 4시30분쯤(이하 현지시간) 심 선교사의 자택에 들어가 심 선교사를 살해한 뒤 노트북 가방과 이동식저장장치 등을 훔쳐간 혐의를 받고 있다.
검거된 직후 E씨는 "술에 취해 심씨의 집에 들어가 잠을 자고 있다가 갑자기 심씨가 손전등을 비추고 소리를 지르자, 놀라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우리 경찰은 사건 발생 직 수사를 위해 프로파일러와 현장감식요원, 폐쇄회로(CC)TV 분석 요원 등 수사전문가 3명과 코리안데스크 담당관 2명을 지원했다. 이들은 지난 4월에 파견된 필리핀 코리안데스크 2명과 함께 CCTV 분석으로 E씨를 특정 하는데 기여했다.
필리핀 경찰은 인근 주민에 의한 강도살인에 무게를 두고 CCTV가 녹화된 곳에 집중적인 탐문 수사를 벌인 끝에 심씨의 집에서 140m 거리에 살던 E씨를 검거했다.
한편 고 심 선교사의 장례는 지난 23일(월) 필리핀 현지 안티폴로의 '헤이븐 오브 엔젤스' 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