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학교(한신대) 측이 이사회의 총장 선임 결정에 반대하는 학생들을 사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신대는 지난 3월31일 이사회 측이 경동교회로 떠난 채수일 전 총장 후임으로 강성영 교수를 신임 총장에 선임했고, 이러자 학생들은 강력히 반발하며 이사진과 마찰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이사회는 경찰 투입을 요청하는 한편, 관련 학생들을 고소고발했다. 이사회는 지난 5월9일 고소고발 철회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이 학교법인사무국이 업무방해 혐의로 학생들을 고소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사회가 고소를 취하했지만 지난 5월26일 기준 27명의 학생이 화성동부경찰서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교수협의회 양 모 교수 역시 출석 통보를 받았다.
경찰 조사를 받은 신학과 13학번 A씨는 6월1일(수)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이사회 전 총학생회와 교수협의회가 공문을 접수하려다 법인사무국과 마찰을 빚었는데, 법인사무국이 이를 빌미 삼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총학생회와 교수협의회는 지난 3월21일부터 24일까지 총투표를 실시했고, 이 결과를 공문으로 정리해 이사회에 전달하려 했다. 그러나 이사회 법인 사무국은 투표결과 공문을 접수하려 하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총학생회와 사무국 지원들 사이에 충돌이 빚어졌었다.
A씨는 이어 학교 측이 학생들을 사찰한 것 같다고 했다. "경찰이 조사과정에서 학교 측으로부터 받은 문건을 제시했다. 이 문건엔 지난 4월4일부터 29일까지 학교 측이 총장 선임 반대에 앞장섰던 학생들의 동향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적혀 있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사찰문건 작성자들은 국가폭력을 기억하고 분노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인데, 그런 사람들이 학생들을 사찰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는 심경을 드러냈다.
사실확인 차 한신대 법인사무국 오 모 국장에게 물었으나 '아니오'라고 답했다. 그럼에도 만약 사찰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한신대의 위신은 또 한 번 실추될 전망이다. 한편 교수협의회 공동의장인 남 모 교수가 지난 달 31일(화) 단식투쟁에 돌입한데 이어, 학생들 역시 동조단식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