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명의 젊은이가 우리 곁을 떠났다. 지난 5월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9-4번 출입문에서 스크린 도어 보수 작업을 하던 19세 노동자가 들어오는 전동차에 치여 세상을 떠난 것이다. 2013년 성수역, 2015년 강남역에서 비슷한 사고가 있었다.
서울메트로 측은 처음엔 ‘2인1조 근무규칙' 위반을 들어 희생자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유가족과 합의를 시도했다. 그러다 여론의 비난이 거세지자 뒤늦게 관리와 시스템 책임이라며 한 발 물러섰다. 더구나 이 과정에서 서울메트로 측이 근무규칙을 조작한 사실도 드러나 가뜩이나 성난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이런 광경은 낯설지 않다. 대형참사가 벌어지고, 인명이 희생되어도 그 어느 누구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이 와중에 모든 책임은 희생자가 짊어지기 일쑤다.
희생된 노동자는 올해 2월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해 7개월 동안 격무에 시달렸다. 그의 가방에서 발견된 유품 중엔 컵라면이 들어 있었다. 식사도 제때 챙겨 먹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유품이다.
고등학교를 막 마치고 사회에 나온 청년을 살인적인 노동에 시달리게 한 건 어른들이다. 어른들이 19세 젊은 노동자의 죽음에 고개 숙여야 하건만, 어른들은 책임전가하기에 급급하다.
자신의 꿈을 채 펼치지도 못하고 떠난 희생자에게 하나님의 위로하심이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이 청년에게 이 말을 꼭 전해주고 싶다.
"절대 너의 잘못이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