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세월호 유가족에 대해 무리하게 법집행을 해 빈축을 사고 있다. 경찰은 6월26일(일) 오후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농성장에 들어와 세월호 노란리본과 햇빛을 가리기 위해 친 차양막을 철거하려다가 유가족과 충돌했다. 유가족은 거세게 항의했고, 이러자 경찰은 유가족 네 명을 연행했다.
27일(월)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경찰은 유가족들이 농성장에 사용하고자 가져온 바닥깔개를 강제로 빼앗아 달아나듯 자리를 피했다. 그 시각 4.16가족협의회는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 중이었다.
그뿐만 아니다. 28일(화)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는 ‘20대 국회 6월 임시국회에 세월호 특별법 개정촉구 기자회견'이 열릴 예정이었다. 유가족들은 기자회견에 사용할 피켓을 들고 현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경찰이 갑자기 들이닥쳐 피켓을 빼앗아 갔다. 유가족과 함께 있던 박승렬 목사(기장,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상임의장)는 당시 상황에 대해 "유가족들은 기자회견을 위해 버스를 타고 국회를 향했다. 그런데 국회에 대기 중인 경찰이 유가족들이 내리기도 전에 버스로 쫓아와서 피켓 등을 가져가 버렸다"고 증언했다.
현장에서 영등포경찰서 경비과장은 현장 방송으로 "국회에서 100m 이내 지역은 시위, 집회 절대 금지구역이다. 정치적 구호나 피케팅 없는 순수한 기자회견을 하라"고 방송했다. 이에 대해 기자회견 주최측은 "기자회견에서 함성을 외치든 피케팅을 외치든 주최측이 앞아서 판단할 문제다. 그리고 경찰이 웃으면서 피켓을 훼손하는 광경을 목격했다. 경찰은 참사 희생자를 비웃을 자격도 없고, 그런 식으로 진상 규명의지를 꺾을 수 없다"며 항의했다. 4.16연대 측은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의 전당인 국회의사당 앞에서 정치의 주인인 국민이, 목소리를 내지 말라는 것이 도대체 무슨 말일까? 아무런 소리내지 말고 또다시 가만히 있으라는 말인가?"고 했다.
박승렬 목사는 "피켓 같은 것들이 시위에 쓰일지 어떻게 아는가? 그럼에도 경찰은 버스를 쫓아와 피켓을 가져갔고 구겨버리기까지 했다. 이런 건 80년대 군사정권에서도 없었던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일은 도저히 경찰이 할 일이 아니다. 경찰이 도둑, 폭력배 집단으로 변해 버린 느낌이다. 경찰의 행위에 대해선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과 함께 대응해 나가야 할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