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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성적 원자료 공개는 고교 서열화와 고교 입시 경쟁을 가속시켜 학생과 학부모들의 교육고통만 가중시킬 뿐입니다
교과부가 수능 성적 원자료를 230개 시군구 단위로 공개하겠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비록 이 공개가 조전혁 의원 개인의 요청에 대한 응답으로 이루어졌지만 이후 다른 국회의원은 물론이고, ‘연구 목적’이라는 명목을 단 다른 많은 공적 기관과 종사자들에게도 확산될 것이고, 결국 이 과정에서 ‘국민의 알 권리’라는 명분을 달고 언론을 통해 모두에게 공개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물론 교과부는 고교의 이름을 알 수 없도록 기호로 처리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한 시군구 내 고등학교가 몇 개 되지 않고, 그것도 이미 각 학교의 성적이 어느 정도인지 지역 사회 내 대략 알려진 상황에서 해당 학교의 수능 응시 인원수나 평균, 표준편차 등 몇 가지 결과만 대응하면 학교의 실명을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즉 지역별 격차 파악은 물론이고 전국적인 고교 서열화도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수능 성적 공개를 요구한 조전혁 의원이나 여기에 기다렸다는 듯이 화답한 교과부가 내세운 명분은 ‘연구 목적’입니다. 이 연구의 내용은 아마 각 고등학교 별 성적 격차 현황, 이유, 성적이 낮은 학교에 대한 지원 방안일 것입니다. 사실 고교간 학력 격차의 현황이나 이유, 그리고 성적이 낮은 학교에 대한 지원 방안은 굳이 수능 성적 원자료를 공개하지 않아도 상당 정도 연구가 되었고, 또 어느 정도는 지역민들이 알고 있습니다.
조전혁 의원이나 교과부의 의도를 최대한 선의로 해석해서 수능 성적 원자료를 활용해 좀 더 정확한 현황과 원인을 알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해서 우리 교육과 국민들이 얻는 유익에 비해 고교간 서열이 분명하게 드러남으로 인한 성적이 높은 학교에 대한 쏠림 현상과 서열화 고착, 그리고 성적이 높은 고교에 진학하기 위한 초등과 중학교 단계에서의 입시 경쟁 가열, 이로 인한 학생들의 교육고통 증가와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증가 현상, 초등과 중학 교육과정의 왜곡 등의 부작용이 너무 크다는 것입니다.
이 뿐 아니라 수능 성적에 따른 고교 서열을 명백히 드러낼 경우, 대학은 이를 고교등급제 추진의 증거로 삼으려고 할 것이며, 그렇지 않아도 특목고와 자사고의 확대로 인해 무력화되고 있는 고교평준화 해제는 더욱 가속화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교육은 이제 대학입시 중심 경쟁 체제에서 고교입시 중심 경쟁 체제로 더 빠른 속도로 중심축이 이동할 것이고, 더 어린 나이부터 입시 경쟁의 무거운 짐을 얹어주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이렇게 수능 성적 원자료 공개로 인한 부작용과 피해가 눈에 보듯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조전혁 의원과 교과부가 수능 성적 원자료 공개를 밀어붙이는 것을 볼 때 ‘연구 목적’, 그 이상의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습니다. 수능 성적 원자료 공개의 영향이 우리 교육 가운데 드러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고, 수증 성적 원자료 공개의 진짜 의도도 곧 드러날 것입니다. 이 자료를 가지고 조전혁 의원이나 다른 학자들이 우리 교육을 위한 어떤 획기적인 연구를 내놓을지 모르겠지만, 이 결과 공개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교과부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2009.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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