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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인물] “제이슨 본은 내 인생 캐릭터”

신작 <제이슨 본> 들고 한국 찾은 맷 데이먼

"제이슨 본은 분명 내 인생과 커리어에 영향을 준 캐릭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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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
▲신작 <제이슨 본> 홍보차 방한했던 맷 데이먼

본 시리즈 신작 <제이슨 본> 홍보차 지난 6일 3박4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던 맷 데이먼이 내한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말 그대로 맷 데이먼은 <본 아이덴티티>, <본 슈프리머시>, <본 얼티메이텀> 3부작에 출연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그는 본 시리즈 출연 전부터 <커리지 언더 파이어> <레인 메이커>, <굿 윌 헌팅>, <오션스 11>,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에 출연하며 착실하게 경력을 쌓아왔다. 특히 그의 지적이면서도 선한 외모는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그에게 확고한 명성을 가져다 준 작품은 아무래도 본 3부작일 것이다.

한 걸음 더 들어가보자. 3부작 가운데 덕 라이만이 연출한 1편 <본 아이덴티티>는 사실 평범한 스파이 액션에 불과했다. 2편 <본 슈프리머시>부터 폴 그린그래스가 연출하면서 본 시리즈와 맷 데이먼이 제대로 빛을 발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폴 그린그래스는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핸드헬드 카메라를 즐겨 사용하며 화면을 뒤흔든다. 그런데 이 같은 화면 흔들림은 기억을 찾지 못해 괴로워 하는 제이슨 본 캐릭터의 불안한 내면을 표현해 내는데 제격이었다. 게다가 냉철한 이야기 전개는 맷 데이먼의 지적인 이미지와도 잘 맞았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맷 데이먼은 내한 기자회견에서도 폴 그린그래스에게 고마움을 많이 느끼는 듯 보였다. 그의 말이다.

"사실 폴 그린그래스와 함께 다시 작업할 수 있어서 좋았다. 제이슨 본으로 돌아온 이유도 폴 감독이 연출을 맡았기 때문이었다. 폴 감독이 맡지 않으면 나도 안하겠다고 말했었으니까. 폴 그린그래스는 뛰어난 감독이다. 그의 스타일이나 접근 방식 모두 다 마음에 든다. 그와 함께 <그린 존>을 찍기도 했는데, 다른 영화도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절친'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의 희비 쌍곡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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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UPI)
▲‘제이슨 본’은 맷 데이먼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캐릭터다.

맷 데이먼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벤 애플렉이다. 맷 데이먼이 벤 애플렉 보다 두 살 위이지만 어린 시절부터 우정을 쌓아왔고, 구스 반 산트 감독의 <굿 윌 헌팅>에서는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이후 두 사람의 희비는 쌍곡선 만큼 엇갈리기 시작했다.

유명세는 맷 데이먼이 먼저 탔다. 맷 데이먼은 <굿 윌 헌팅> 이후 착실히 경력을 쌓다가 본 시리즈로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발 돋움했다. 그 사이 벤 애플렉은 추락을 거듭했다. <아마겟돈>, <진주만> 등 블록버스터에 출연하기는 했지만 강렬한 인상은 남기지 못했고, <데어 데블> 출연으로 혹평에 시달렸다.

그러나 본 시리즈 이후 상황은 달라진 양상이다. 벤 애플렉은 절치부심했는지 연기보다 연출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2011년작 <타운>에서 심상치 않은 재능을 뽐내더니 2012년 <아르고>로 녹록치 않은 연출력을 과시했다. 급기야 벤 애플렉은 다음 해인 2013년 <아르고>로 아카데미 영화재 최우수 작품상을 거머쥐며 반등에 성공했다. 배우로서도 <나를 찾아줘>, <배트맨 vs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으로 승승장구 중이다.

반면 맷 데이먼은 본 시리즈 출연 이후 주춤한 모양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히어 애프터>에서는 사후 세계를 내다보는 특별한 능력을 가졌지만 이로 인해 오히려 괴로워 하는 조지 론건을 연기했지만, 그다지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배우 출신 감독 조지 클루니가 연출한 <모뉴먼츠 맨>에서의 연기도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크리스토퍼 놀란의 2014년 작 <인터스텔라>만큼은 기억할만 했다.

맷 데이먼은 그동안 <디파티드>를 빼곤 거의 빠짐 없이 선한 역할을 맡아왔다. 거대 보험사의 횡포로 목숨을 잃은 힘 없는 의뢰인을 변호하는 루디 베일러(레인메이커)나 한사코 전장에 남기 원하는 라이언 일병(라이언 일병 구하기) 역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인터스텔라>는 완전 딴판이다. 그가 연기한 만 박사는 거짓 신호를 보내 자신을 구하러 온 우주비행사를 위험에 빠뜨린다. 뿐만 아니라 혼자만 귀환하기 위해 도킹을 시도하나 결국 실패하고 자신도 목숨을 잃는다. 선하고 지적인 역할만 맡아왔던 그에게 만 박사 역은 이미지 변신을 위한 작은 시도였던 셈이다. 이에 앞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파헤친 찰스 퍼거슨 감독의 다큐멘터리 <인사이드잡>에서의 나레이션도 인상 깊었다.

그는 2015년 리들리 스콧 감독의 SF영화 <마션>을 통해 이전 이미지로 되돌아왔다.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하면서 심기일전 하는 모양새다. 이어 폴 그린그래스와 다시 한 번 손 잡고 인생 캐릭터인 ‘제이슨 본'을 연기했다. 본 시리즈 3부작 중 마지막 작 <본 얼티메이텀> 이후 9년만의 컴백이다.

그는 나이듦을 의식한 듯 "29살 때와 45살의 제이슨 본은 다를 수 밖에 없다. 도망가고, 추격하고, 빠르고 민첩하게 움직여야 해서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관객으로서 설레이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 30년 만에 나온 ‘매드 맥스' 새 시리즈 <분노의 도로>가 큰 반향을 일으킨 걸 떠올려보면 9년의 시간은 그다지 길지 않아 보인다.

9년만의 신작 <제이슨 본>이 <분노의 도로>보다 더 큰 신드롬을 일으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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