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자의 인권을 대변하는 단체인 국가인권위원회에 조직 축소를 통보한 행정안전부를 규탄하는 결의대회가 24일 오후 2시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후문에서 열렸다. 대회에는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한국여성단체연합, 천주교인권위, 불교인권위, 참여연대 등 22개 단체가 참여했다.
쌀쌀한 날씨였지만 인권을 지키기 위한 호소는 뜨거웠다. 발언자들은 “정부가 못 해내는 일을 국가인권위가 하고 있는데, 인권위를 확대하지는 못할지언정 축소가 말이 되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대회의 사회를 맡은 장애인부모연대 구교현 조직국장은 “인권위는 장애인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애써왔다. 그러나 현 정부는 450만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을 얼마나 돌봐왔는가”라고 발언하며 참석자들과 함께 “소수자 인권 짓밟는 정부는 각성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남윤인순 상임대표는 “인권위를 만들면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독립적’인 기구로 만드는 것이었다. 독립성은 인권위가 제 역할을 하도록 하기 위해 우리가 꼭 지켜내야 하는 것”이라고 발언하며 이번 축소 방침이 인권위의 독립성을 흔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결의대회 참석자들은 조직 축소 방침을 철회하라고 외쳤으며, 오는 26일로 예정된 차관상전을 막아내자고 결의했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인권위의 ‘5본부 22팀 4소속기관’을 ‘1관 2국 11과 3소속기관’으로 축소 조정하고 정원도 44명(전체정원의 21.1%) 줄이는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이를 26일 정부부처 차관회의를 거쳐 31일 국무회의에 상정해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