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전용재 감독회장) 내부에서 태화사회복지재단(아래 태화재단) 문제로 잡음이 일고 있다. 태화복지재단은 1921년 감리교 여성 선교사들이 설립한 복지재단으로 현재 전국적으로 7개 사회복지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재정 규모는 500억 가량이다.
잡음이 이는 이유는 태화재단 이사들이 오는 10월30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전용재 감독회장이 재단을 사유화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부터다. 태화재단 강희숙 외 이사 5인과 노충래 감사는 9일(화) 성명을 냈다. 이들은 성명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2016년 7월15일에 개최된 제5차 이사회 2호 안건은 전용재 전 대표이사의 임기만료(2016년 7월 30일)에 따른 퇴임안이었습니다. 이에 전용재 전 대표이사는 이사회의 장소에서 퇴장하였으며, 이사들은 전용재 전 대표이사의 임기가 만료하는 점, 재선임을 할 경우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라 3년 임기가 가능한 점, 감리회의 차기 감독회장 선거가 2016년 9월 27일로 취임까지 불과 3개월 밖에 남지 않은 점을 들어, 퇴임(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하였습니다.
이후 전용재 전 대표이사는 앞서 1에서 설명한 태화복지재단의 직제규정에 따라 현 감독회장인 자신이 2016년 10월까지 대표이사직을 수행할 수 있다는 합법성을 들어 2016년 7월 31일 이후 현재까지 태화복지재단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감리회 본부 소속 목사(태화복지재단의 직원이나 임원이 아닌 전혀 관계가 없는 자)들을 대동하여 대표이사실을 불법 점거 하고 있습니다."
이사들의 입장을 요약하면 전 감독회장은 7월30일자로 태화재단 대표이사 임기가 끝났는데 계속 대표이사직을 유지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사들이 전 감독회장을 의심하는 근거는 또 있다. 전 감독회장이 자신과 지근거리에 있는 인사들을 외부추천이사로 천거했다는 것이다. 전 감독회장은 A, B, C씨 등 3인을 천거했는데 A씨는 전 감독회장이 시무하는 교회인 불꽃교회 현직 권사이며 B씨는 불꽃교회에 적을 둔 적이 있었다. 그리고 C씨는 감리회 고문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전 감독회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전 감독회장은 9일(화) 오후 서울 광화문 감리회 본부에서 열린 태화재단 관련 공청회에 참석해 자신의 입장을 변호했다. 전 감독회장의 말이다.
"태화는 사회복지기관이어서 죽었다 깨도 개인이 소유하는 길은 없다. 다만 이분들이 사유화라고 한 말의 뜻은 전용재 감독회장이 대표이사를 계속 연임해서 재단을 사적으로 운영하려는 것 아니냐는 염려로 이해하겠다. 그러나 사유화란 말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사회복지 시설 관계자들이 기감 자산 가져가려 해
전 감독회장은 이어 감독회장 임기가 끝나면 태화 대표이사 자리에도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시 전 감독의 말이다.
"지금 들고 있는 것이 태화복지재단 규정집이다. 규정집 4조 이사의 선임 1항에 보면 ‘기독교대한감리회 대표4명(감독회장포함)은 기독교대한감리회 추천에 의한다. 기감 감독회장은 재임기간동안 당연직 이사가 되며 대표이사로 추천된다'는 명문법이 태화에 아직 살아 있다. 이 법을 고치려 했다면 내가 이해를 하지만 이 법을 바꿀 시도초자 하지 않았다. (생략) 나는 내 마음속에 감독회장으로서 임기가 끝나고 태화에 대표이사가 되겠다는 생각이나 시도를 아직까지 해본 적이 없다. (중략) 2016년 10월30일이 되면 난 감독회장 퇴임할 것이고 태화의 당연직 대표이사는 신임 감독회장에게 가는 거다. 추호도 변경 없다"
한편 전 감독회장 편에 선 송윤면 행정기획실장은 "태화는 감리회 자산이다. 감리회 자산을 지금 사회복지 시설관계자들이 전부 결탁을 해가지고 감리교로 주도권이 넘어가려는 것을 저지하려는 하나의 행태이다. 거기서 부터 이 문제가 발단이 된 것"이라는 논리를 펼쳤다.
공청회는 발언권을 놓고 사소한 실랑이가 일기도 했지만, 소란 없이 마무리됐다. 전 감독회장으로부터 감독회장 임기만료와 동시에 태화재단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들은 게 성과라면 성과였다. 그러나 감독회장 측과 의혹을 제기하는 측 사이에 불신의 골이 깊다는 점은 분명해 보였다. 불신의 골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태화재단을 둘러싼 논란이 또 다시 수면위로 떠오를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