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신학대학교(감신대)에서 지난 달 단체 채팅방에 성희롱에 가까운 발언을 한 총학생회 소속 학생 3명이 성윤리위원회에 회부된 일이 불거진 가운데 이 학교 총여학생회는 5일(월) 성명을 내고 1) 가해자들의 공개 사과 2) 학교측의 합당한 징계 3) 모든 성희롱 중단 등을 촉구했다.
이 학교 총요학생회는 "상대방의 동의 없이 이루어지는 성적 대상화, 신체 희화화는 명백한 성폭력이며,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무시하는 행위"라면서 "그 누구도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한 집단에 의해 무차별적으로 성희롱 언사를 들어서는 안된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아래는 총여학생회가 발표한 입장문 전문이다.
감리교신학대학교 총학생회(길벗) 성희롱에 대한 총여학생회 입장
총여학생회는 감신의 여학우들이 성희롱 발언의 대상으로 취급받은 것에 대해 분노를 표하는 바입니다. 상대방의 동의 없이 이루어지는 성적 대상화, 신체 희화화는 명백한 성폭력이며,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무시하는 행위입니다. 그 누구도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한 집단에 의해 무차별적으로 성희롱 언사를 들어서는 안 됩니다. 총학생회 임원당사자들은 저급한 언행으로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반성해야 합니다. 이에 대해 총여학생회는 이 사건에 대해서 아래의 세 가지 사항을 요구합니다.
첫째, 가해자들에게 실명을 기입한 대자보를 통해 공개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합니다.
저희는 이 대자보에서 불특정 다수 여성들에게 성희롱을 한 총학 임원의 신상공개를 하지 않습니다. 이는 가해자들이 실명으로 공개 사과문을 작성함으로써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가해자들에게 실명을 기입한 대자보를 통해 공개 사과 할 것을 요구합니다.
둘째, 감리교신학대학본부는 가해자들에게 마땅한 징계를 내려 주십시오.
가해자들은 성윤리위원회의 결정을 통해 성교육 4시간, 사회봉사활동 20시간 이수하기로 하였습니다. 가해자들이 무엇이 왜 잘못된 것인지, 자신의 잘못을 어떻게 책임져야 할지, 무엇이 피해자들을 위한 일인지를 교육받는 것은 이와 같은 일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총학생회 해당 가해 임원들이 정기적 인권, 성 평등 교육을 이수하는 것을 넘어서 학교 본부의 학칙에 의거한 징계를 요구하는 바입니다. 가해자들이 스스로 그릇된 행동에 책임을 지게하고, 유사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개인적 차원의 사과문 게재 이상으로, 한 단계 높은 제재가 필요합니다.
셋째, 모든 성희롱을 멈춰 주십시오.
대화 주체의 성별을 떠나 타인에게 성적 대상화를 하는 비상식적인 언행이 더는 자행되어서는 안 됩니다. 신학대학교 학생이 일반대학교 학생보다 윤리 의식이 높아야하기에 규탄하는 게 아니라, 당연히 해서는 안 되는 잘못된 행동을 했기 때문에 이렇게 문제가 된 것입니다.
총여학생회는 이 사건을 통해, 단순히 ‘OOOO 성희롱 사건'을 해결하는 차원을 넘어서 앞으로 그 어떤 이들도 다시는 이런 일을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또한, 지금 이 순간에도 언어성폭력이 자행되고 있을 여러 카톡방에서 자정작용을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총여학생회는 비단 본 사건을 고발하고 저희의 요구사항을 알리기만을 위해 본 대자보를 작성한 것이 아닙니다. 또한, 하나의 사건을 해결하는 것으로 언어성폭력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뀔 것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당장 일부 사람들은 제보자를 "예민한 사람"이라고 불렀고, 그들에 의해 또 다른 상처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언어 성폭력을 행하고 있는 사람들과 그 대상이 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총여학생회는 본 사건이 우연히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공론화되어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교내에서,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곳곳에서 이러한 "카톡방"들이 점차 사라지길 바랍니다.
"그럴 수도 있지", "별거 아니네."에서 이제 더 이상 "그럴 수 없는" 것들이 되어야 합니다.
제 32대 총여학생회 Speak - 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