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예장통합, 특별사면 '잡음'...온갖 억측·오보 난무

제100회기 총회특별사면위원회 이정환 위원장 기자회견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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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사진=김진한 기자)
▲제100회기 총회특별사면위원회 이정환 위원장이 21일 오후 종로5가 인근 커피숍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하게 하리라"는 예수의 가르침이 무색하게 한국교회는 저마다 "진리"라는 이름으로 (신앙의)자유를 구속해왔다. 교권을 이용해 자신들의 신앙과 다른 모양을 갖고 있는 이들을 이단으로 정죄해 이단이란 굴레를 씌우고, 이들의 신앙을 억압했다. 그중에는 기독론, 구원론 등 본질적인 요소가 아닌 비본질적 요소로 이단이란 꼬리표가 붙은 이들도 많다.

이단 문제에 관한 한 한국교회는 배타적인 특수성 탓인지 유독 알레르기 반응을 심하게 일으켜왔다. 그래서 하는 말이 "한번 이단이면 영원한 이단"이란 말조차 나올 정도다. 예수의 정신이자 기독교의 정신인 '용서'라는 개념은 끼어들 틈 조차없다. 하여 이단 정죄는 쉬운데 이단 사면 또는 해지는 어려웠던 것이다.

이러한 이단 정죄 대열에 서 있었던 예장통합이 제100회기 총회를 맞아 통큰 결정을 내렸다. 총회 직속 기구인 특별사면위원회를 가동해 몇몇 사면 대상자들에게 '용서'를 선포한 것이다. 그러자 이번 사면을 반대하는 이들로 말미암아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온갖 억측과 허위사실 유포, 또 이런 정보를 사실확인 없이 보도하는 일부 교계언론의 오보가 계속되자 제100회기 특별사면위원회(이하 특사위) 위원장인 이정환 목사가 21일 오후 2시 종로 5가 인근 커피숍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해명에 나섰다.

이정환 목사는 먼저 이번 사면 선포가 불법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제100회 총회 결의사항을 이행한 것으로, 총회 결의를 누구도 취소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오는 제101회 총회에서는 사면 관련 경과 보고로 끝이 나고, 이를 받을지 말지 새로이 결의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이 목사는 또 "특별사면 전에는 총회 임원회가 특사위에 더 논의하라는 요청을 할 수 있겠지만, 이미 선포된 것은 재론할 수 없다"고 못박고, "총회 정치부에서 오래 일해 왔다. 솔직히 책잡으려면 얼마든지 책잡아서 취소할 수 있겠지만, 지켜보고 덮어주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용서'라는 기독교의 정신이 부재한 한국교회 현실을 지탄했다. 이 목사는 "오늘 한국교회에 정말 기독교 정신이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이번 사면 절차를 진행하면서 "자기 눈에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에 티만 보아왔던 게 아니었는지 돌아 보게 되었다"고 밝혔다.

사면 선포는 이단 해지와 같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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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사진=김진한 기자)
▲제100회기 총회특별사면위원회 이정환 위원장이 21일 오후 종로5가 인근 커피숍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 목사는 덧붙여, 이번 사면은 사면 대상자들에 '용서'를 선포한 것 뿐이지 '해지'와는 결이 다른 것이라며 이단 '해지'는 총회 이단대책위원회(이대위)의 권한이라고 재확인했다. 특사위가 이단을 '해지했다'는 억측과 교계언론의 오보에 대한 입장이었다.

이단 해지와 사면의 차이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이 목사는 "사면은 문제가 없지 않지만 그러나 용서하여 스스로 고칠 기회를 주는 것으로 이는 특별 사면위원회의 몫"이라고 선을 그었으며, 이어 "그러나 이단해지는 이대위의 재심을 통하여 모든 문제가 완전히 해소된 상태에서 이단문제를 완전히 철회하는 것으로 총회 이대위의 청원으로 총회가 결의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흥미로운 대목도 있었다. 이 목사는 이번 사면 대상자들 중 일부가 "이단 중의 이단"이라는 설에 이번 사면 대상자들은 모두 "비본질적 요소로 인해 이단이 되었던 이들"이라며 이들이 잘못을 뉘우치고 돌이키려 하는데 문을 열어주고 이들이 걸음마를 잘 떼는지 옆에서 지켜봐주고 도와줘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제껏 이단 정죄가 되었던 이들 중 상당수가 비본질적 요소로 책잡혀 이단으로 낙인찍혔음을 반증해 주는 대목이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는 금번 사면의 단서조항에 대해 큰 교단의 갑질 아니냐는 질문도 있었다. 큰 교단의 지위를 이용해 배타적인 신앙의 기준을 내세워 남의 신앙을 함부로 판단하려는 태도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 이에 이정환 목사는 "(교리와 장정 등의)우리가 시키는 대로 하라는 말이 아니다. 총회는 어디까지나 이들이 걸음마를 잘 떼고 있는지, 예전의 잘못을 답습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등 모니터링을 하겠다는 의도였다. 이 과정에서 당사자들이 약속을 어기고 다시 이단적 행위를 할 경우 사면을 취소하겠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예장통합 총회 임원회는 21일 오후 교단의 특별사면 문제와 관련해 5시간 가까이 마라톤 회의를 가졌으며 22일 오전 9시 특별사면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교계 언론에 보도자료 형식으로 배포할 예정이다.

김진한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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