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팔레스타인 실상 담은 『점령되지 않은 신앙』 번역, 출간

“장벽 부여잡고 눈물 흘리면서도 돌아서지 않은 신앙인들의 이야기”

occu
(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23일 오전 한국기독교회관에서는 『점령되지 않은 신앙』 출간 설명회가 열린 가운데 남재영 목사(맨 왼쪽)가 발언하고 있다. 가운데는 NCCK 정평위장 윤길수 목사, 오른쪽은 사회를 맡은 이재성 사관.

미국의 이라크 침공, 시리아 내전 등에 밀린 감이 있지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은 중동 문제의 핵심 쟁점이다. 따지고 보면 중동 정치의 난맥상은 이-팔 갈등에서 비롯됐다고 보아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특히 강경 보수파인 베냐민 네타냐후가 집권하면서 이-팔을 가르는 장벽 건설이 본격화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팔레스타인은 고사 지경으로 내몰리는 상황이다.

이 같은 심각성에도, 이-팔 갈등은 우리에겐 먼 나라에서 불거지는 분쟁 중 하나 정도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이런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 위원장 윤길수 목사)는 팔레스타인 현지에 파송된 에큐메니컬 동역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담은 『점령되지 않은 신앙 - 팔레스타인 그리스도인들이 겪는 고난』을 번역, 출간했다.

에큐메니컬 동역자들은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에큐메니컬 동반자 프로그램'(EAPPI)을 통해 팔레스타인 현지에 파견돼 현지에 머물며 취약계층 보호, 인권침해 실태 파악 등의 활동을 한뒤 자신들의 경험을 엮어 'Faith Under Occupation'이라는 제목의 책을 냈다. 『점령되지 않은 신앙』은 이를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다.

NCCK 정평위 부위원장인 남재영 목사는 23일(금) 오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출판 설명회에서 이 책을 "장벽을 부여잡고 눈물 흘리면서도 돌아서지 않은 신앙인들의 이야기"라고 요약했다. 남 목사는 그러면서 이 책을 통해 ‘남북으로 분단된 한반도 현실이 겹쳐 보였다'는 취지로 발언 했다. 남 목사의 말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익숙한 장면들이 나와 기시감마저 든다. 왜 그럴까? 팔레스타인 장벽으로 인해 고통당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전혀 낯설지 않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고통을 통해 남북분단이란 장벽 아래 수많은 민중들이 겪었던 고통을 본다. 또 이 책을 보면서 인간의 존엄성을 성찰하지 않는 신앙은 어느 면에서 이데올로기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이 겪는 고난을 외면하고 장벽을 쌓는 데 협력하는 기독 시오니스트에게서 반공 이데올로기에 젖은 이 나라 보수 기독교인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남 목사는 발언을 마치면서 "인간의 기본적 존엄성이 훼손되는 현실을 이 책을 통해 공감하고, 함께 기도로 연대할 수 있기 바란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편 NCCK는 25일(월)부터 다음 달 1일(토)까지 "팔레스타인-이스라엘 평화를 위한 세계 기도주간"으로 지켜줄 것을 당부하는 한편 향후 EAPPI를 통해 팔레스타인 상황을 파악하고, 실상을 증언해 줄 동반자를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세계교회협의회(WCC)는 매년 9월 세째 주간을 세계 기도주간으로 지켜 왔으며, NCCK는 2015년부터 동참해 왔다.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논문소개] 탈존적 주체, 유목적 주체, 포스트휴먼 주체

이관표 박사의 논문 "미래 시대 새로운 주체 이해의 모색"은 세 명의 현대 및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의 주체 이해를 소개한다. 마르틴 하이데거, 질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가 쇠퇴하고 신학생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하다"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의 신학 여정을 다룬 '한신인터뷰'가 15일 공개됐습니다. 한신인터뷰 플러스(Hanshin-In-Terview +)는 한신과 기장 각 분야에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진과 선에 쏠려 있는 개신교 전통에서 미(美)는 간과돼"

「기독교사상」 최신호의 '이달의 추천글'에 신사빈 박사(이화여대)의 글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키에르케고어와 리쾨르를 거쳐 찾아가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