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학교 학내갈등의 원인이었던 강성영 총장 서리의 인준이 무산됐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는 제101회 총회 셋째 날인 29일(목) 오후 투표를 실시한 결과 총 585표 중 찬성 213표, 반대 365표, 무효 7표로 강 총장 서리 인준을 부결했다. 이로서 지난 3월 말부터 끌어온 한신대 학내 갈등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한신대 이사회 이극래 이사장은 총회 인준투표 직전까지 "이사회의 총장 선임은 적법하게 이뤄졌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마침 총회장엔 ‘한신대 공동대책위원회를 준비하는 학생모임'(아래 학생모임)이 민주적 과정을 통한 총장 선임을 촉구하는 농성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학생들과 대화할 의향은 없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극래 이사장은 "이미 대화할 만큼 했다"며 자리를 피했다.
사실 총장 선임을 둘러싼 소동은 이사회의 ‘불통'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한신대 학내 구성원들은 신임 총장 선임을 위해 공청회 및 투표를 실시했다. 그러나 이사회는 "총장 선임은 이사회의 고유권한"이라며 학내 구성원들의 뜻을 거부했고, 총장 선임 투표를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잡음도 불거졌다. 이사회 개방이사인 김 모 목사가 지난 5월 "교단 고위임원이 자신과 또 다른 개방이사인 박 모 씨를 총장선임결의에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강하게 압박했다"며 수원지방법원에 한신대 이사회를 상대로 총장선임결의 무효확인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것이다.
총회에도 이사회의 문제해결 역량 부재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경기중부노회의 헌의안을 보면 "지난 3월31일 학생들은 공청회 결과에 대해 전혀 반영하지 않은 이사회의 총장선출 무효와 이사진 총사퇴를 요구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이는 교수와 학생 입장에서 정당한 요구요 당연한 저항"이라고 적혀 있다. 그러면서 "이런 엄중한 시기에 이사들은 제대로 된 대답 하나 내놓지 못하고 학생들과 대치했고, 그런 와중에 모 이사는 아리랑을 부르며 학생들을 자극했고, 정 모 감사는 농성하는 학생들을 밀치며 폭행을 가했다"며 이사회를 질타했다.
그뿐만 아니다. 이사회가 경찰 투입을 요청한데 대해 "오늘날 한신의 이사회와 학교 당국은 걸핏하면 학생들을 사법기관에 고소하고 경찰을 학교에 불러들이고 있다. 이는 스승으로서의 본분을 상실한 것이요, 학교 행정의 경직성과 문제해결 능력이 없음을 증거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일단 강 총장 서리 인준 무산에 대해 학생모임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학생모임은 기자에게 아래와 같은 입장을 전해왔다.
"무엇보다 위대한 신앙적 결단을 내려주신 총대의원들께 감사드린다. 이번 사건은 그동안 멀게만 느껴졌던 기장교회와 한신대학이 화해와 협력으로 만나 마음이 통한 역사적 사건이었다. 앞으로도 한신대 학생들은 감사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한신기장 개혁에 합력할 것이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