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가에서 성추행이나 성희롱이 빈발하고 있다. 신학교라고 이런 흐름에서 예외는 아니다. 지난 9월 감리교신학대학(감신대) 총학생회에 속한 세 명의 학생이 단체 채팅방에서 성희롱 발언을 해 성윤리위원회에 회부되기도 했었다.
이런 가운데 한신대학교 신학과 여학생회 폭력사태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는 14일(금) 신학과에 내에서 발생한 성차별 및 성폭력 사건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대책위가 공개한 사례는 예비 목회자 과정에 있는 신학생들의 성윤리가 어느 수준에 머물러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대책위는 사례 공개에 앞서 "학내에서 폭력을 용인하는 분위기와 폭력사태의 방관자로 머물러 있는 것을 우리는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 빙산의 일각으로써 드러난 하나의 사건에 치중되는 것이 아니라 말 못할 고통을 받고 있는 이들이 회복될 수 있도록 학내 분위기를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 성차별·성폭력 가해자의 진심어린 사과와 응당한 처벌 ▲ 성차별·성폭력 피해사실의 즉각 사건화 및 공론화를 위한 분위기 조성 ▲ 성차별·성폭력 문화가 만연한 신학과 분위기 개선 등의 제안을 내놓았다.
아래는 대책위가 내놓은 성명 전문이다.
신학과 여학생회 성명서
한신대학교 신학과 여학생회 폭력사태 대책위원회(이하 폭력사태 대책위원회)는 그 동안 한신대학교 신학과 내에서 발생한 성차별 및 성폭력 사건들로 인해 수많은 학생들이 피해를 입은 사실에 대해 유감을 표합니다. 이전에도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사건화 및 공론화 시도가 있어왔으나 매번 "가해자를 낙인찍고 매장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아왔으며, 단순히 학내 성평등 문제에 대한 인식 개선을 촉구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었기에 성차별 및 성폭력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학내에서 폭력을 용인하는 분위기와 폭력사태의 방관자로 머물러 있는 것을 우리는 철저히 반성해야 합니다. 빙산의 일각으로써 드러난 하나의 사건에 치중되는 것이 아니라 말 못할 고통을 받고 있는 이들이 회복될 수 있도록 학내 분위기를 전환해야 합니다. 앞으로는 이와 같은 일들이 일어나기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폭력사태 대책위원회는 성차별 및 성폭력에 대한 입장을 표명합니다.
입장을 표명하기에 앞서 학내 성차별 및 성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자 실제 피해자들의 성차별 및 성폭력 피해 사례를 제시합니다.
- 패 활동 중 생긴 갈등을 다른 학우에게 털어놓으니 그 학우에게서 "후배인 네가 참았어야해. 남자애였으면 벌써 맞았을 거야."라는 발언을 들었습니다.
- "걔도 너처럼 기가 셌는데, 내가 다 눌러놨어." 라는 발언을 들었습니다.
- 금요채플 시간 전 "야~OOO! 너 신학과 남자 꼬시려고 요즘 꾸미고 다니냐?"라는 발언을 들었습니다.
- "20대에 남는 건 섹스 밖에 없다."라는 발언을 들었습니다.
- 남학우가 다른 남학우에게 "너 생리하냐?"라고 하는 발언을 들었습니다.
- "너는 여자를 몇 명이나 만났는데 아직도 섹스도 못해봤냐?"라는 말에 "제가 스킨십을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아직 성관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는 대답을 했고, 이에 대해 "이 새끼 병신이네."라며 "남자는 맞냐?"라는 발언을 들었습니다.
더 이상 이와 같은 문제로 가해자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바, 신학과 여학생회 폭력사태 대책위원회는 한신 구성원에게 다음과 같이 촉구합니다.
하나. 학과 내 성차별 및 성폭력 가해자는 피해자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하며, 가해 사실에 대한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합니다.
하나. 성차별 및 성폭력 피해사실의 즉각 사건화 및 공론화를 위한 분위기 조성을 요구합니다.
하나. 성차별 및 성폭력의 문화가 만연한 신학과 분위기의 개선을 요구합니다.
하나. 매해 1회 이상 신학과 학생들의 성평등 교육 이수 의무화를 요구합니다.
하나. 학과 내의 성평등 실현을 목적으로 하며, 성차별 및 성폭력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성정의위원회(가칭) 설립을 요구합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대로 평등하게 창조하신 뜻에 따라 남성과 여성이 동역자 정신으로 신학과 내의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길 원합니다(창 1:27).
2016년 10월 14일
한신대학교 신학과 여학생회 폭력사태 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