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계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반대해 매일 서울 삼각지 국방부 앞에서 평화기도회를 여는 가운데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아래 사제단, 의장 장기용 신부)과 나눔의집(원장 최준기 신부)이 연대의 뜻을 표시했다.
사제단과 나눔의집은 21(금) 오후 국방부를 찾아 ‘원불교 사드반대 촛불 기도회와 함께 하는 성공회 거리기도회'를 가졌다.ᅠ이웃 종단의 원불교 지지방문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후 두 번째다.ᅠ
원불교 교무들과 성공회 사제들은 십자가 앞에서 한 마음으로 평화를 염원했다. 연대발언에 나선 사재단 송경용 신부(걷는교회)는 "정산종사는 그리스도교로 말하면 베드로와 바울을 합친 인물인데, 만약 베드로나 바울 생가에 사드가 들어온다면 발칵 뒤집힐 일"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송 신부의 말이다.
"종교인들이 평화, 반전을 입에 올리면 정치인들은 왜 종교인들이 정치를 말하냐고 한다. 또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게 아닌, 일상에서 정의가 이뤄지는 세상을 뜻하는 평화와 생명 존중을 말하면 철없다고 비판한다. 그렇다. 종교인들은 철이 없다. 세속의 철이 들어서도 안 된다. 종교인들은 태생적으로 정의, 평화, 인권을 말하는 사람들이다. 난 단순히 배치예정지가 종산정사의 생가 인근이라서 원불교가 사드를 반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을 넘어 종교가 지키고 지향해야 할 정의, 평화, 전쟁 없는 세계를 지키기 위해 투쟁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원불교의 투쟁은 마땅히 옳은 일이고 우리(성공회)도 미약하나마 기도로 함께 하고 있다."
사드철회및성주성지수호대책위 집행위원장 김선명 교무는 "성공회는 소수 종단으로 종교의 본령을 지키는데 있어, 그리고 사회와 함께하는 역할 모델로 성공회를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사드를 걷어내기 위해선 대륙 세력과 해양세력이 충돌하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를 역이용해 남북이 주도권을 갖고 두 세력의 틈바구니 속에서 자주적으로 한반도의 생존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했다.
향후 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과 나눔의 집은 정기적으로 원불교 평화기도회를 연대 방문하기로 약속했다. 또 기도회를 집례한 김종훈 신부는 자신이 돕고 있는 KTX 해고 승무원들과 함께 연대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ᅠ